류택현,"정면승부? '자신감의 재발견' 덕…"

기사입력 2012-05-21 12:20


현역 최고령 투수 류택현은 여전히 가장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투수 중 하나다. 지난 3월 말 KIA와의 시범경기 당시 모습.
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3.28/

플레잉코치인 류택현이 투수에게 '정면승부'의 불가피성을 경험을 통해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잠실 넥센전에 앞서 투수 최다경기 출전 신기록 시상식 후 후배들과 손가락 세리머리를 하는 장면. 잠실=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2.04.26/

3년여만의 서울라이벌 두산전 스윕. 시즌 첫 4연승으로 신바람을 내고 있는 LG. 6월은 조금 더 희망적이다. 류택현과 신정락 등 불펜 요원들이 돌아온다.

왼쪽 갈비뼈 실금 부상을 딛고 순조롭게 재활중인 최고령 투수 류택현(41). 그는 다음달 초 복귀를 준비중이다. 이미 피칭을 시작한지 오래. "80% 정도"란다. 등판 자체가 전설적 발자취인 그의 복귀는 LG 계투진에 윤활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복귀 자체가 큰 힘이다. 여기에 더해 보이지 않는 '학습 효과'도 있다. 그의 성실함은 후배 투수들의 귀감이다. 특히 공격적 투구 스타일은 모방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불같은 강속구 투수가 아님에도 그는 어느 투수 못지 않게 공격적이다. "제발 시원한 중월 홈런을 맞아보자"고 LG 김기태 감독이 늘 이야기하는 '공격적 피칭'을 가장 시원스럽게 해내는 투수가 바로 최고참 류택현이다.

류택현의 이닝당 투구수는 13.2개. 리즈(19.1개)나 봉중근(18.5개)은 물론 LG 투수 중 가장 적은 공을 던진 투수 중 하나다. 비록 6⅓이닝에 불과하지만 4사구가 단 1개도 없이 탈삼진만 5개. 그러다보니 이닝당 출루허용율(WHIP)이 0.79로 LG 투수 중 가장 낮다.

한국나이 마흔 둘의 플레잉 코치. 그가 진정한 투수로 거듭나기 위해 '정면 승부'가 꼭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재활 중 잠시 잠실구장을 들러 두산과의 서울라이벌전을 관전한 자리에서 였다.

류택현은 설명을 위해 한화 류현진을 언급했다. "현장의 전문가들은 류현진을 국내 최고 투수로 평가하지 않느냐. 그 천하의 류현진도 한 이닝에 탈삼진을 약 1개 정도 밖에 잡아내지 못한다. 이러나 저러나 결국 대부분의 아웃 카운트는 배트에 맞혀 승부를 봐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웃 3개를 잡아야 이닝이 끝나는데 살살 피하기만 해서는 답이 안나온다는 뜻이다. 배트에 맞는다고 다 안타나 홈런이 되는 것도 아니다. 타자의 배트에 안 맞혀주기 위해 발버둥 치다 결국 볼넷 등을 남발하다 스스로 자멸하는 악순환이 최악이라는 뜻이다.

정면 승부를 위해서는 자신의 공에 대한 확신, 즉 자신감이 필요하다며 경험을 이야기 했다. '프로 데뷔 초기 제구력이 썩 좋은 투수가 아니었지 않느냐. 현재의 뛰어난 제구력을 갖게된 계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한마디로 "'제구의 재발견'이 아닌 '자신감의 재발견'이었다"고 설명했다. 류택현은 "데뷔 초기에도 불펜에서만큼은 제구가 좋았다. 그런데 마운드만 올라가면 흔들렸다"고 했다. "자신감이 없었던 거다. 타자들의 배트에 안 맞혀 주려고 애쓰다가 조금씩 빠졌다. 사실 제구가 안된다는 게 이렇게(양 손을 벌리며) 대단한 차이가 아니다. 대부분(1군 선수들은) 다 제구를 할 실력이 있는 투수들이다. 하지만 배트에 맞는 것을 피해가려고 무의식 중에 공을 놓는 순간 손을 조금씩 비튼다. 그 미세한 차이로 인해 스트라이크가 될 공이 조금씩 빠져 볼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배트에 맞혀준다는 느낌으로 자신있게 던지고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 좋은 공을 가지고도 마운드에만 오르면 소극적 피칭 속에 성장통을 겪고 있는 유망주들. 산전수전 다 겪은 프로 19년 차 최고령 투수의 경험 어린 충고에 한번쯤 귀 기울여 보는 건 어떨런지….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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