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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상황의 무사 2,3루. 수비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하지만 정우람은 넥센 2번 서건창과의 승부를 택했다. 전진 수비 속에 펼쳐진 공 8개의 숨막히는 승부. 정우람이 1B2S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령했지만 서건창은 까다로운 유인구는 골라내고 파울을 내며 끈질기게 버텼다. 풀카운트에서 서건창은 정우람의 8구째 몸쪽 직구를 기다렸다는듯 당겨 우익선상에 떨어뜨렸다. 끝내기 안타.
SK 배터리는 왜 서건창과의 승부를 택했을까. 이 장면을 TV 하이라이트로 지켜봤다는 한 야구인은 "글쎄, 만루작전을 쓰는 것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서건창 다음이 이택근 박병호 강정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아니었느냐. 장타력이 뛰어나지 않은 서건창과 승부가 됐다면 이택근은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채웠을 가능성이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볼배합 여유의 문제다. 만루를 채울 경우 배터리는 벼랑 끝에 몰린다. 밀어내기를 막기 위한 긴급 조치에 들어간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반드시 잡아야 하고 몸에 맞는 공 가능성 탓에 과감한 몸쪽 승부도 부담스럽다. 아무래도 투수가 타자를 끌고 가는 상황을 만들기는 어렵다.
하지만 1루가 비어있을 경우는 반대다. 투수가 자기 페이스 속에 타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4사구 부담 없이 살짝살짝 빠지는 공으로 유인하는 승부를 펼칠 수 있다. 조심해야 할 것은 너무 정직한 실투와 폭투 뿐. 타자로서는 승부를 할 것인지 유인할 것인지 머리가 복잡해진다. 타자의 셈법이 복잡해질 수록 투수-포수의 승리 확률이 높아진다.
서건창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면서 SK 배터리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후속 타자 등 상황적으로 볼 때 서건창과의 승부는 무리수가 아니었다. 다만 딱 하나, 풀카운트에서 던진 승부구가 너무 정직했다는 점이 실수라면 실수였다. 헛스윙이나 범타를 유도할 수 있는 유인구 승부를 해보고 속지 않으면 볼넷으로 내보내는 전략적 선택이 아쉬웠다. 마운드에 최고의 제구력을 자랑하는 정우람이 서있었기에 더 진한 여운이 남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