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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점수는요. 빵(0)점입니다."
에이스의 기준은 엄격했다.
김광현은 '0점' 발언을 한 뒤에 곧바로 한 마디 말을 덧붙였다. "혹시나 이 말이 KIA 타자들을 비하하는 것이라고 오해하면 안됩니다. 제가 0점이라고 한 것은 어디까지나 아프기 전에 좋았던 제 모습만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0점짜리 피칭'이라는 말을 잘못 해석하면 그를 상대로 1점도 못뽑은 KIA 타선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부활의 과제 1. 포심의 힘을 되찾아라
그렇다면 김광현이 '에이스 부활'이라는 최종목표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가장 시급한 것은 직구, 즉 포심패스트볼의 위력을 되찾는 것이다. 김광현은 2일 경기를 마친 뒤 "(뒤로 갈수록) 공에서 힘이 떨어진 점이 아쉬웠어요. 한 3회쯤 부터는 '힘드네'라는 느낌이 오더군요"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힘'이란 포괄적인 스태미너이기도 하지만, 포심의 위력을 말하기도 한다.
이날 김광현의 투구내용을 살펴보자. 총 79개의 공을 던졌는데, 비율은 각각 포심(43개)-투심(8개)-커브(5개)-슬라이더(23개)였다. 김광현의 주무기는 포심과 슬라이더인데, 부상 이전 공식적으로 포심패스트볼의 개인 최고구속은 152㎞까지 나왔었다. 이날은 148㎞를 찍어 올해 가장 빠른 구속을 기록했다. 공에 예전만큼의 힘이 붙어간다는 증거다.
하지만, 조금 더 세밀하게 살펴보면 아직은 포심의 위력이 전과 같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최고 148㎞를 기록했지만, 평균구속은 141㎞였다. 148㎞는 1회초 3번 안치홍에게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로 던진 것이 유일하다. 그마저도 볼이었다. 이날 김광현이 던진 43개의 포심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47%(15구)밖에 되지 않았다. 제구력이 그만큼 완성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또 투구수가 늘어갈수록 포심 구속이 떨어졌다. 3회에는 최고구속이 139㎞에 그쳤고, 5회에는 142㎞가 나와 구속의 감소현상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부활의 과제 2. 투구수를 늘려라
포심의 위력을 되찾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해결과제는 바로 투구수의 증대다. 김광현처럼 오랜 재활을 거친 선수들은 전체적인 스태미너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훈련을 통해 몸을 만든다고는 해도 실전 경기에 나가 많은 공을 던지는 데에는 익숙치 않다. 그런 상황 자체를 연습하기 힘들어서다. 불펜에서 많은 공을 던진다고 해도, 실전마운드는 또 다르다. 넥센 김병현도 그랬고, 김광현도 마찬가지다. 한계투구수가 명확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SK 이만수 감독은 "투구수 80개 까지만 던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의 리미트가 딱 그 정도라는 얘기다. 실제로 김광현은 79개를 던지고 내려왔는데, 때마침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행운이 깃들었다. 조금만 타자와의 승부가 길어졌더라면 5회를 소화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는 선발투수로서는 심각한 제약조건이다. 80개로 5회를 막아낸다는 것은 결국 1이닝을 16개 이내에서 끝내야 한다는 것인데, 구위가 떨어진 상황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선발투수의 기본 요건으로 '투구수 100개'는 정론화 돼 있다. 결국 김광현이 진짜 에이스의 모습을 되찾으려면 지금보다 적어도 20개 정도는 한계투구수를 늘려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지난 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와 5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무려 356일만에 선발승을 거둔 김광현
부활 희망투 던진 SK 김광현 '완전부활'위해 보충할 것은? 첫 선발 내용에 대해 스스로 '0점' 냉혹한 평가. 과거 모습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 최우선적으로 투구수 늘려야. 현재 80개가 맥시멈. 다음으로는 구속도 더 나와야 한다. 최고 148㎞나왔으나 평균구속은 140㎞초반에 그쳐. 결국 스태미너와 스피드 더 갖춰야 완전한 부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