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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2로 팽팽하던 8회 1사 만루의 위기. 하지만 마운드 위에 서있던 롯데 투수 김성배의 표정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이성열을 공 4개만으로 삼진처리 하더니 양의지를 상대로 공 3개를 던져 2루 땅볼로 잡아냈다. 구위, 제구가 모두 완벽하니 상대 타자들이 섣부르게 승부를 펼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두산은 더욱 배가 아플 수 밖에 없다. 자신들이 스스로 떠나보낸 선수가 경쟁팀에서 맹활약을 하는 것 자체를 떠나 두산 1군 엔트리에 오른손 잠수함 투수가 있던 적이 없었다. 믿었던 고창성이 페이스를 찾지 못하며 계속 2군에 머물러 있는 것이 뼈아팠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고졸 신인 변진수를 올린 것도 결국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잠수함 투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김성배의 활약을 두고 "우리가 보내고 싶어 보냈겠나"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40인 보호명단에 김성배를 포함시켰다는 뜻이다.
반대로 롯데는 김성배 영입이 없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 현재 팀 상황을 놓고 볼 때 사실상 김성배가 불펜의 에이스다. 이대호, 장원준이 떠나고 여러 사정으로 팀 전력이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롯데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기대치 않았던 김성배의 호투 때문이다. 타선에서도, 선발진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이는 선수가 없다고 생각해보면 김성배의 존재 가치가 확실히 드러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