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기태 감독의 행복한 고민 "6선발 체제도 고려중이다"

기사입력 2012-06-17 12:08


16일 군산월명야구장에서 펼쳐진 프로야구 LG와 KIA의 경기에서 LG 오지환이 7회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득점한 서동욱이 김기태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군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6.16

"살짝 고민이 좀 될 것 같네요."

LG 김기태 감독은 지금 고민스럽다. 머리 속에 복잡해진 상태. 그렇다고 해서 마음이 답답하다거나 앞날이 걱정스럽다는 뜻은 아니다. 그 고민거리가 궁극적으로는 김 감독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기분 좋은 고민거리' 바로 넘치는 선발진 정리 문제다.


16일 군산월명야구장에서 펼쳐진 프로야구 LG와 KIA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한 LG 우규민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
군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6.16
우규민의 대활약, LG 선발이 넘쳐난다

LG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선발진 부족 사태를 겪을 것으로 보였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터진 불법 스포츠도박 연루 사건 때문에 두 명의 선발후보 투수들이 옷을 벗었기 때문. 게다가 김 감독은 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 리즈를 선발이 아닌 마무리투수로 기용했다. 왼손투수 봉중근도 수술에서 채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팀에서는 외국인 선수 주키치와 김광삼 임찬규 정도를 제외하고는 마땅히 선발로 쓸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파격적으로 선수를 기용하며 선발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냈다. 무명에 가깝던 입단 6년차 왼손투수 이승우나 신인 좌완투수 최성훈에게 선발 기회를 마음껏 제공한 것이다. 기회가 찾아왔을 때 잡을 수 있어야 진짜 1군 선수가 되는 법이다. 이승우와 최성훈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승리를 따내든, 못 따내든 혼신을 다 한 피칭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감독의 눈을 사로 잡았다.

여기에 김 감독은 또 하나의 파격적 선발 기용으로 새 선수를 찾아냈다. 2004년 입단 후 올해까지 9년간 불펜에서만 뛰었던 언더핸드스로 투수 우규민에게 선발 등판 기회를 준 것. 원래 지난 16일 군산 KIA전은 순서상 외국인 에이스 주키치의 선발 등판일이었다. 그러나 주키치가 배탈 증세로 인해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우규민을 대체 선발로 내보냈다. 그런데 우규민은 이 한 번의 기회를 멋지게 살렸다. 7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3삼진으로 비자책 1실점하면서 데뷔 후 9년, 256경기만에 첫 선발승을 챙긴 것이다. 김 감독은 그래서 경기 후 "규민이가 선발에서 잘 던져주는 것을 보니 앞으로도 선발의 기회를 계속 줘야할 것 같다. 선발진을 잘 운용하는 숙제가 또 생기게 됐다"며 즐거운 고민을 감추지 못했다.

LG '6선발 체제' 운용하나

올 시즌 LG에서 선발로 나섰던 투수는 무려 10명이나 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곧, 김 감독이 그만큼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팀의 선발진 강화를 위해 고민해왔다는 뜻이다. 현재 1군 엔트리에 있는 투수 가운데에서는 주키치와 리즈, 김광삼, 이승우, 최성훈, 우규민 등 6명의 투수가 선발 요원으로 분류된다. 한때 '선발 기근'을 걱정했던 LG가 이제는 여유있게 '6선발 체제'를 구축하게 된 현실이다.


배탈 증세로 등판을 한 차례 거른 주키치는 심각한 증세가 아니라 며칠 휴식을 취한 뒤 다음 주에는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LG는 여섯 명의 선발진을 여유있게 운용할 수 있다. 구성도 다양하다. 우완 정통파 2명에, 좌완 3명 그리고 언더핸드스로까지 구색을 다 갖췄다.

김기태 감독은 "6선발 체제에 대한 구상도 충분히 하고 있다.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이 되면 아무래도 불펜진의 구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그때 6선발을 돌리게 되면 팀의 마운드 운용에 여러가지 장점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확실히 결정된 것은 아니다. 우규민이 한 차례 잘 던지긴 했지만, 선발로의 연착률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승우나 최성훈 역시 아직 완전히 믿음직한 선발 요원은 아니다.

그래서 김 감독도 "당분간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선발진을 꾸려가면서 6선발 체제를 시험해보겠다"고 말하고 있다. 선발진의 강화로 인해 LG의 상승분위기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듯 하다.
군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