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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가 너무 부진한 바람에 반전의 희망을 걸고 영입했건만 딱히 강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배스로 인한 충격이 너무 큰 만큼 션 헨에게 거는 기대가 너무 컸던 까닭일까. 션 헨의 더딘 진면목 과시는 한화의 갈증을 풀어주기에 부족했다.
션 헨이 초반에 등판한 2경기는 실전적응 차원에서 승부에 관련이 없고, 상대한 타자도 베스트 멤버가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실제 성적은 더 저조하다고 보는 게 맞다.
마무리를 책임지던 바티스타도 없는 상황에서 션 헨의 지지부진은 한화를 크게 당혹스럽게 했다. 그랬던 션 헨이 달라졌다.
지난 20일 LG전(4대1 승)에서 구원 등판해 ⅔이닝 무실점으로 한국 데뷔 첫 홀드를 챙긴 그는 최근 3경기에서 4⅔이닝 동안 볼넷없이 2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전 5경기에 비해 이닝수가 많아졌음에도 성적은 정반대로 호전됐다.
특히 23일 두산전에서 마무리로 나와 타자 7명을 상대하면서 안타 1개를 맞는 대신 나머지를 삼진과 범타로 처리하며 2이닝이나 막아줬다. '슬로스타터'의 진면목을 발휘하며 불안했던 한화 뒷문에 서광을 비춰주기에 충분했다.
거저 얻은 서광이 아니었다. 한대화 감독을 비롯한 한화 벤치의 숨은 노력이 숨어 있었다. '칭찬작전'이다.
한 감독은 션 헨이 입단 초반 부진하자 "아무래도 한국 타자들한테 겁을 먹은 것같다"고 진단했다. 션 헨의 평소 성품이나 훈련자세에 문제점은 전혀 없었다. 그렇다고 기량이 이렇게 떨어지는 대체 선수도 아니었다.
한국야구를 처음 접하는 션 헨이 파울로 끊어내며 투수를 괴롭히는데 능한 한국 타자들의 정교함에 기가 죽었던 것이다. 게다가 션 헨이 처음 등판한 이튿날(11일) 말벗으로 의지했던 바티스타가 2군으로 내려가는 바람에 안그래도 내성적인 성격은 더 주눅들었다.
그래서 한 감독이 꺼내든 처방전이 '박수부대'다. 션 헨이 잘 못 던졌던 일은 잊어버리고, 한 개라도 좋은 피칭을 보인 것만 골라 칭찬을 해주자는 것이었다. 한 감독은 벤치에서 평소답지 않게 '오버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션 헨에게 박수를 날렸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용덕 수석코치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션 헨이 등판했다 하면 집중적으로 박수를 보냈다. 그 사이 션 헨은 '굴러들어온 이방인'이 아니라 '독수리 부대의 일원'으로 녹아들었다.
한화는 이제 션 헨에게 써먹었던 '칭찬작전' 약발이 오랜기간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