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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 거포를 깨운 것은 사소한 깨달음이었다.
26일 잠실 LG전. 첫 두 타석까지만 해도 '역시나'였다. 주자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5회 2사후 맞은 세번째 타석. 풀카운트에서 나지완은 LG 선발 최성훈의 6구째 바깥쪽 변화구를 커트해 내듯 헤드만 살짝 돌려 툭 갖다댔다. 2루수 키를 넘어 우익수 앞에 떨어졌다. '운이 좋았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사소해보였던 이 장면이 나지완에게는 히팅포인트 재발견의 커다란 계기가 됐다.
그는 그동안 이상적인 히팅포인트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히팅포인트가 계속 늦길래 앞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훈련을 해왔다"고 했다. 하지만 변화는 쉽지 않았다. '히팅포인트를 앞에 두고 치라'는 이순철 수석코치의 조언은 몸으로 느끼기 전까지는 그저 이상적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러던 차 커트하듯 가볍게 만들어낸 5회 안타가 나지완에게는 '유레카'였다. 큰 궤적을 그리며 돌아나오는 홈런 스윙은 늦다. 히팅 포인트가 뒤로 밀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컨택이 목적인 스윙은 궤적이 짧다. 배트가 공보다 빠르게 이상적 히팅 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다.
자, 이제 답이 나왔다. 스윙 궤적을 컴팩트하게 줄여야 한다. 그래야 히팅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된다. 스윙이 짧아도 나지완의 힘 정도면 충분히 담장을 넘길 수 있다. 이미 몸으로 느꼈으니 당분간 나지완은 무시무시한 타자로 자리매김할 공산이 크다. 다만, 관건은 '유지'다. 상대 배터리의 집중견제와 회피 속에 인내심이 부족하면 자신도 못느끼는 새 장타 욕심이 고개를 쳐들 수 있다. 그러면 또 다시 스윙궤적이 커지고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 밖에 없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