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전감독, 인프라 없어 10구단 보류는 변명에 불과하다

최종수정 2012-06-27 13:37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이 유보된 데 대해 나조차도 깊은 반성을 한다. 핑곗거리를 만들자고 하면 한도 끝도 없다.

선수협(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서 강경 자세로 나오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동안 선수들이 요구한 것 중에 얼토당토 않은 것들이 얼마나 되는가. 모든 것이 구단들의 일방통행이었지 않은가. 그동안 해왔던 관행들을 뿌리 뽑아야 한다. 앞으로는 모두가 살 수 있는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임시 이사회를 다시 열 것을 촉구한다. 10구단 얘기를 포함해 야구인과 구단, 팬들이 모두 살 수 있는 상생의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그런데 기존 구단들은 지금까지 상생의 길은 커녕, 팬들의 요구마저 뚝 잘라서 무시해왔다. 대한민국 사회의 다른 분야는 많이 바뀌었는데 왜 프로야구는 여전히 30년 전과 똑같은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권위의식이 문제일 것이다.

프로야구가 출범한지 30년이 넘은 시점에서 서로간에 대화를 나눠야 한다. 이제는 전국민적인 스포츠가 어떻게 나아가느냐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장이 크다. 여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솔직히 10구단 결정 유보가 나왔을 때 잘 했다고 박수친 팬이 얼마나 되는지 봤는가. 나는 단 한 명도 보지를 못했다.

서로 모범이 돼야 하는 프로야구가 일방적인 견제와 권위주의로 물들어서야 되겠는가. 힘은 구단이 가지고 있고 모든 결정을 구단들이 한다. 그러나 힘을 가지고 있을 때 최소한의 아량은 베풀줄 알아야 되는 것 아닌가.

힘의 논리가 아닌 대화를 통한 설득으로 선수들을 대해줘야 한다. 필자도 올스타전에 숱하게 나가봤지만, 올스타전은 전국민적인 축제의 자리다. 올스타전이 무산된다고 하면 이것은 팬들과 야구인들에게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일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모든 야구인들은 10구단 창단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 직업을 갖기 위해, 살기 위해 10구단에 매달리고 있는 야구인들도 있다. 이러한 현실은 (9개 구단)이사들도 잘 알고 있다. 피부로 못느껴서 그렇지 그들도 야구인들의 생존 문제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이사회에서 아마추어 야구의 저변과 인프라를 이유로 들어 10구단 창단을 유보하겠다고 했는데, 그것은 그저 변명에 불과하다. 얼마든지 아마추어 야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지금 고교팀이 50여개 정도 되는데, KBO와 각 구단이 나선다면 더 늘릴 수 있다. 수요(구단)가 있으면 공급(선수)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마련이다. 프로야구단이 많아진다면 당연히 수요측에서 움직이지 않겠는가.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활성되는게 프로 스포츠의 논리다.


고교팀 증설 외에 외국인선수로도 질적 저하를 막을 수 있다. 아마추어 야구를 보호하고자 한다면 외국인선수 숫자를 굳이 늘릴 필요는 없지만, 지금의 제도 하에서도 얼마든지 질적 저하를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아마추어 시스템을 가지고 얼마든지 10개 구단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다. 이사회에서 나온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핑계에 불과하다. 이것은 상식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팬들이라면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이야기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지역 연고제를 부활해서 구단들이 아마추어 야구를 계속해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호남 뿐만 아니라 영남 지역, 서울 지역에서도 프로 구단이 고교팀을 지원하는 발길이 많이 줄었다. 어린 선수들은 프로야구를 보면서 꿈을 키워간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꿈마저 없어지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프로야구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어린 선수들까지 사지(死地)로 몰지 말아달라. 대화의 문을 열고 야구인들과 선수들을 파트너로 생각하고 데리고 나왔으면 한다. 많은 팬들에게 '지성인'의 모습을 보여달라.
김성한 전 KIA 타이거즈 감독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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