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선수 수급력의 차이가 팀의 운명을 뒤흔든다.
|
막상 야심차게 데려온 선수가 국내리그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예기치 못하게 다치는 등의 변수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마련된 안전장치가 바로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다. 각 팀마다 두 번씩은 이를 사용할 수 있는데, 올해는 7월 31일까지다. 이 기한을 넘기면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대체선수 션 헨을 뽑아서 쓰는데까지 거의 2개월이나 걸렸다. 배스가 퇴출전 마지막으로 1군 경기에 등판한 것이 4월 18일(청주 LG전)이고, 션 헨이 1군 경기에 처음으로 나온 것이 6월 10일(대전 넥센전)이다. 그 사이, 즉 4월 19일부터 6월 9일까지 무려 52일 동안이나 한화는 단 한 명의 외국인 투수만으로 버텨야했다. 나머지 구단과 경쟁이 될 리가 없다.
한화와는 달리 KIA나 SK는 외국인 선수 교체를 신속하게 진행하면서 퇴출선수와 대체선수 사이의 등판 공백을 최소화했다. KIA의 공백기는 불과 3일이었다. 라미레즈를 5월 22일(광주 한화전)까지 썼고, 소사는 5월 26일 광주 LG전에 선발로 활용했다. SK도 등판 공백기간이 10일(로페즈 6월 5일 잠실 두산전 선발-부시 6월 16일 인천 한화전 선발)에 불과했다.
'3일(KIA)-10일(SK)-52일(한화)'. 한화의 외국인 선수 교체 업무가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이뤄졌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는 숫자들이다.
시간효율과 전력상승효과, 모두 잃은 한화
사실 얼마나 신속하게 대체 선수를 영입하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좋은 선수를 데려오느냐다. 급하다고 아무 선수와 계약할 수는 없다.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서라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를 데려오는게 낫다는 게 현장의 보편적 의견이다. 전력을 즉각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라면 기다릴 수 있다는 뜻이다.
한화는 대체 외국인투수를 찾기 위해 거의 두 달의 시간을 사용했다. 그렇다면 그 긴 기다림 끝에 영입한 션 헨은 과연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일까.
6월 30일까지 션 헨은 11경기에 등판해 홀드 1개를 따냈고, 총 9이닝 동안 14안타(2홈런) 9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 중이다. 삼진 13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4개를 내줬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지극히 평범한 불펜 투수다. 승리를 확실히 굳히는 A조(필승조)도 아닌 B조(추격조) 급이다.
이미 불펜형 외국인투수 바티스타를 보유한 상황에서 또 다시 외국인 불펜 투수를 영입한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에 외국인선수 제도가 생긴 이래 불펜형 투수를 2명이나 한꺼번에 쓰는 팀은 한화가 최초다. 그런데 션 헨은 시즌 초 선발로테이션에 있던 배스 대신 영입한 투수다. 당연히 한대화 감독은 선발의 한 축을 맡아줄만한 투수가 올 것으로 많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선발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된 션 헨이 온 것이다. 현장 코칭스태프과 프런트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됐거나 외국인 선수 선발을 맡은 파트의 업무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으로 보인다.
이러한 션 헨을 계속 써야할 수도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한화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외국인 선수 교체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션 헨이나 바티스타의 기량이 어느 순간 일취월장하지 않는다면, 한화는 남은 시즌 65경기를 여전히 두 명의 외국인 불펜 B조 투수들로 치러야한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