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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박찬호와 김태균의 관계가 딱 그런 형국이다. 돌아온 양대 특급 해외파의 환상적인 궁합이다.
앞으로 박찬호는 김태균에게 밥 한번 제대로 사야 할 것 같다. 김태균이 올시즌 박찬호의 승리를 돕는 '특급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1, 2회 연속 삼자범퇴 행진을 벌였지만 SK 타자들의 선구안과 커트 플레이로 인해 투구수가 좀 많았다. 2회까지 33개였다.
박찬호가 땀을 흘리고 있을 즈음 김태균이 자양강장제를 선물했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선취점 솔로포를 터뜨린 것이다. 여기서 끝나면 '특급 도우미'가 아니다. 박찬호는 6회 최대 위기를 맞았다. 6회초 선두타자 최 정에게 1-2 역전 솔로포를 허용했다. 6이닝까지 5안타 4탈삼진 4사구 2개,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패전을 눈앞에 둔 상황이었다.
그러나 6회말 최진행의 동점 적시타에 이어 1사 1루에서 나온 김태균이 재역전 적시타를 날리는 게 아닌가. 박찬호는 앉아서 패전에서 승리로 반전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번 SK전 뿐만이 아니다. 박찬호가 이전에 거둔 3승의 경기를 되짚어 본 결과 그 배후에는 항상 김태균이 있었다.
지난달 10일 넥센전에서 박찬호가 3승째를 챙길 때 승리요건을 만들어 준 이가 김태균이었다. 그것도 7일 SK전과 마찬가지로 화끈한 홈런으로 대선배를 제대로 보좌한 것이다. 당시 김태균은 3-1로 앞서있던 5회말 솔로포를 작렬시키며 8대1 완승에 일찌감치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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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시즌 첫승을 올린 4월 12일 두산전(8대2 승)에서는 '한방'이 아닌 맹타로 도와줬다. 김태균은 이날 두산전에서 전타석 100% 성공률(4타수 4안타)의 기염을 토한 것도 모자라 2타점을 뽑아내며 타선에서 8대2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
공교롭게도 당시 두산전은 박찬호의 국내 무대 데뷔 무대이자, 데뷔하자마자 승리를 거둔 경기여서 박찬호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경기였다.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행복한 기억에 김태균이 화룡점정을 해 준 것이다.
여기서 그치면 '특급 도우미'가 아니다. 박찬호가 시즌 2승째를 챙기던 5월 17일 두산전(5대1 승)에서도 김태균은 알토란같은 역할을 했다. 당시 김태균의 기록은 2타수 1안타 1득점.
이날 단 1개의 안타로 박찬호의 승운을 결정지었다. 1회 선제점을 내준 뒤 불안하게 맞은 2회말 이번 SK전과 마찬가지로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 2루타로 물꼬를 텄다. 이어 김태균은 후속타자 최진행의 안타로 3루까지 진루한 뒤 고동진의 적시타로 동점 베이스를 밟았고, 한화는 추가 득점으로 2-1 역전에 성공, 승기를 잡았다. 김태균이 조기에 앞에서 길을 터주지 않았다면 타선지원이 약한 한화로서는 어떻게 전개될지 모를 경기였다.
결국 박찬호가 올시즌 힘겹게 거둔 4승은 김태균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공교롭게도 대스타 박찬호를 도운 이가 또다른 대스타 김태균이라는 절묘한 그림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김태균은 "찬호형이 마운드에서 워낙 전력을 다하기 때문에 수비 부담을 덜게 된다. 그러면 타선에서 집중할 여력이 생긴다"면서 "찬호형이 열심히 던지니까 타자들도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태균이가 나의 등판 경기 뿐만 아니라 늘 잘하지 않느냐"고 칭찬한 뒤 "팀이 어려울 때 김태균이 자기 역할을 잘해줘서 대견할 따름"이라고 화답했다.
앞으로 박찬호의 선발 등판때 김태균이 어떤 활약을 펼칠까. 야구판에 새롭게 떠오른 흥미 만점 관전포인트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