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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승호 감독의 입담은 둘째 가라면 서럽다. 2007년부터 4년간 역임했던 고려대 감독시절, 그는 1주일에 한 번씩 2시간 특강을 하기도 했다. 당시를 회상하며 "주로 야구 얘기를 했는데, 항상 시간이 모자랐다"고 말할 정도. 그만큼 체질에 맞았다는 의미.
당시 총각이었던 양 감독. 여름이면 항상 훈련시간보다 일찍 광주구장에 나왔다.
훈련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광주구장 한 켠에 바람이 잘 통하는 명당이 있다. 거기에 누워있으면 시원한 게 아주 잠자기 좋았다"고 했다.
양 감독은 "사실 일찍 와서 자고 있는 건데 억울했다"고 미소를 띄며 말했다. 하지만 억울한 표정이 아니었다. 그럴 만했다. 술을 마시다 여러번 걸린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왜 나만 갖고 그러셨어요
양 감독은 "감독님이 의심하실 만했다. 술 때문에 항상 나만 걸렸다"고 했다. 당시 대부분의 선수들은 감독 몰래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희한했다. 항상 양 감독만 걸렸다. 그는 "분명 다른 선수들이 술 마시러 가기 위해 외출한 모습을 봤는데도, 나만 가지고 그랬다"고 했다.
최근 해태출신 사령탑들이 모였다. 한화 한대화, KIA 선동열, 롯데 양승호 감독이었다. 그리고 김응용 감독을 모시고 식사를 했다.
그때 양 감독은 "감독님 그때 왜 저만 음주단속을 하셨어요"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김 감독은 "다른 애들은 다 야구를 잘했어. 근데 너만 못하더라고"라고 대답.
양 감독은 껄껄 웃으며 "야구를 못해서 맨날 걸렸다"고 했다. 내야수였던 그의 4년간 평균타율은 2할2푼3리, 41타점, 4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그리고 1985년 시즌이 끝난 뒤 동계훈련에서 OB로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 양 감독은 "구단 관계자들에게 서운한 표정을 지었지만, 구장 뒤로 가서 만세삼창을 했다"고 했다.
이제는 적이 된 KIA의 홈 광주구장. 하지만 선수시절 추억은 잊혀지지 않는 양 감독이다. 광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