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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넥센 히어로즈 경기의 특징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라고 한다면 '히어로즈는 끊임없이 달린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올시즌 히어로즈 공격 컬러 중 하나가 중심타선의 파워와 뛰는 야구, 기동력의 야구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게 있다. 3번 이택근-4번 박병호-5번 강정호로 이어지는 팀 타선의 중심, 클린업 트리오의 도루다. 특정 선수에 치우치지 않고 타선 전체가 기동력으로 똘똘뭉친 느낌이 든다.
이택근은 2009년 43도루-타율 3할1푼1리를 기록한 호타준족이니 논외로 치자. 지난해 허리통증으로 인해 도루를 자제했던 이택근은 올시즌 개막에 앞서 "적극적으로 뛰어 팀에 기여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도루 성공률도 경이적이다. 15번을 달려 딱 1번 실패, 성공률 9할3푼3리를 자랑한다. 중심타자가 틈만 나면 스타트를 끊으니 상대 배터리가 당활을 할 수밖에 없다. 강정호는 지금같은 페이스라면 '20(홈런)-20(도루)'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최고의 4번 타자로 도약한 박병호 또한 호쾌한 스윙을 갖고 있는 전형적인 거포다. 특별히 발이 빠르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이번 시즌 11차례 도루를 시도해 8번이나 성공했다. 치밀한 작전과 야구센스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박병호의 한 시즌 최다 도루는 2010년 5개다.
상위타선에서 출루하면 중심타선에서 해결하는 게 전형적인 득점공식. 여기에 기동력이 더해지면 공격력은 배가된다. 더구나 상위타선에 중심타자까지 뛰기 시작하면 상대 내야 전체가 바짝 긴장하게 되고 전체적인 흐름을 주도할 수 있게 된다.
김시진 감독은 17일 롯데전에서 6대3 역전승을 거둔 뒤 "3루 도루 2개로 상대를 흔들어 줘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2-3으로 뒤지던 히어로즈는 7회말 4점을 뽑으며 전세를 역전시켰는데, 도루가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는 설명이다.
7회말 무사 2루에서 대주자 정수성이 3루를 훔쳤고, 5-3으로 역전에 성공한 뒤 이어진 1사 2루에서 장기영이 3루 도루에 성공했다. 정수성과 장기영 모두 홈까지 밟았다. 4회말에는 박병호가 좌전안타로 출루해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후속타자의 적시타로 득점에 성공했다.
뛰는 야구 또한 타격 이상으로 적극적인 공격야구의 일부. 히어로즈의 경우 선수 개인의 능력도 뛰어나지만, 벤치의 상황 판단력이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상대 투수의 볼카운트별 구질, 투구습성까지 꼼꼼하게 파악해 허점을 파고드는 것이다.
히어로즈의 뛰는 야구를 살펴보면 야구가 더 재미있어진다. .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