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새로운 난제 '50구 징크스'

최종수정 2012-08-15 10:21

프로야구 삼성과 한화의 경기가 14일 포항야구장에서 펼쳐졌다. 박찬호가 4회말 2사 진갑용에게 역전타를 허용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포항=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


'50구의 고비를 극복하라.'

한화 박찬호(39)가 새로운 난제를 떠안게 됐다.

이른바 '50구의 징크스'다. 박찬호는 최근 선발 2연패에 빠졌다. 시즌 5승까지는 잘 달려오다가 반환점을 돌면서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박찬호를 연거푸 주춤하게 만든 것은 바로 '50구 징크스'다. 지난 7일 두산전부터 박찬호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당시 박찬호는 '두산 킬러'의 면모를 자랑하고 싶었다. 올시즌 두산전 3차례 등판 2승무패의 호조세를 보이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4번째 대결에서만큼은 예전의 두산 타자들이 아니었다. 허구연 MBC 스포츠+ 해설위원은 "과거에 동계훈련 캠프에서 박찬호와 함께 훈련하면서 조언을 받았던 두산 선수들이 막상 하늘같은 박찬호를 경기장에서 상대하자 심리적으로 위축됐다가 서서히 극복하기 시작했다"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당시 박찬호는 4회까지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효율적으로 투구수 54개로 버텼고 3안타 1볼넷 1실점이었다. 팀 타선의 도움으로 3-1로 앞서면서 승리를 눈 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5회초에 접어들자마자 급속도로 무너졌다. 7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아웃카운트는 잡지못하고 무려 5안타와 볼넷 2개로 난타당하면서 6실점을 한 뒤 강판됐다. 이는 패전으로 이어졌다.

관심을 모았던 14일 포항구장 첫 경기에서도 4회와 투구수 50개의 고비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박찬호는 14일 삼성전에서 3회까지 3탈삼진 1볼넷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쳐보였다. 팀도 선취점에 성공해 1-0으로 앞서며 한결 여유로운 상태였다.

3회까지 투구수 48개로 막은 박찬호는 4회 첫타자 박한이와의 대결에서 2구째 좌익수 플라이로 1아웃을 잡아내며 호투행진이 계속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하지만 두 번째 타자 이승엽과의 대결에서 초구(51구째)만에 우전안타를 허용한 뒤 다시 무너지기 시작했다. 후속 박석민을 좌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지만 최형우와 진갑용에게 연속 2루타를 허용하면서 역전(1-2)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이 때의 50구 위기를 넘기지 못하는 바람에 5, 6회에도 추가 1실점씩을 한 뒤 시즌 7패째의 멍에을 안았다.

알고보면 이같은 징크스는 잊을 만하면 찾아와 박찬호를 괴롭히고 있다. 시즌 개막 이전에는 이른바 '1회 실점의 악몽'이 있었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1회부터 실점을 한 것이 대량실점의 빌미가 되면서 조기강판되는 경우가 있었다. 1회 실점 후 2회에는 잘 버텼지만 이후 추가실점을 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시절에서도 1회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기록도 있는 터라 주변의 불안감은 더 컸다.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통산 1회 평균자책점은 4.99로, 전체 평균자책점 4.36보다 크게 높았다. 1∼9회까지 통틀어 보면 박찬호가 두 번째로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이닝에 속했다.

하지만 1회의 불안감은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기우에 불과했다. 대신 새로운 징크스가 등장했다. '6이닝, 투구수 80개'의 징크스였다.

박찬호가 시즌 초반 나름대로 성공적인 한국 정착을 알리면서도 2% 부족한 것이었다. 6이닝까지는 나이에 따른 우려를 불식시키는 놀라운 피칭으로 잘 버텼지만 투구수 80개를 넘어가는 7이닝에 접어들면서 구위가 떨어지고 집중안타를 허용하는 약점을 노출한 것이다.

하지만 박찬호는 5월로 접어들면서 80개의 위기에서 성공적으로 탈출하며 전혀 힘이 떨어지지 않는 모습으로 여름나기에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에 투구수 50개의 위기가 찾아왔다. 시즌 초반 80개의 고비와 비교하면 체력을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위기가 더 빨리 찾아오게 됐으니 선발투수의 입지에도 불안감이 생길 수 있다. 그래도 한화와 야구팬들은 박찬호를 믿는다. 그동안 그래왔듯이 징크스와 위기를 잘 이겨냈기 때문이다.

이제 박찬호 스스로 직면한 과제를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가 관건일 뿐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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