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대형, 반전 기회는 잡았는데…

기사입력 2012-09-11 18:02


전날 연장 혈투를 벌인 LG와 KIA가 9일 잠실 야구장에서 다시 만났다. LG 이대형이 3대3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고 환호하며 달려 나가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2.09.09/

지난 주말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LG와 KIA의 2경기 연속 연장전의 주인공은 이대형이었습니다. 9월 8일 경기에서 4:4으로 맞선 연장 12회말 선두 타자로 나온 이대형은 KIA 마무리 최향남을 상대로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3루타를 터뜨린 뒤 김용의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에 홈으로 생환해 끝내기 득점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이튿날인 9월 9일 경기에서는 3:3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서 KIA 박지훈을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KIA로서는 2경기 모두 선취 득점해 초반 분위기를 이끌었지만 실책을 연발하며 실점해 동점을 허용하고 연장전에서 이대형을 막지 못해 무너져 역전패했다는 점에서 판에 박은 듯해 충격적이었습니다. 반면 LG는 시즌 내내 부진을 거듭했던 이대형이 2경기 연속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반색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이대형이 2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것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이대형이 선발 출전한 것은 8월 31일 사직 롯데전에서 9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후 열흘만입니다.

이대형은 4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습니다. 그간의 극심한 부진을 감안하면 무난한 기록이지만 이틀 연속 연장전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타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1회말 터뜨린 중전 안타는 땅볼로 내야를 빠져나가는 타구였습니다. 어제 경기를 통해 이대형이 LG 김기태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작년까지 LG의 1번 타자 겸 중견수는 단연 이대형이었습니다. 1번 타자와 중견수에 다른 선수를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임 감독들의 신임이 두터웠습니다. 리그 최고의 도루 능력과 드넓은 잠실야구장을 사용하는 LG 팀 사정을 감안하면 1번 타자 겸 중견수는 '이대형이 아니면 안 된다'는 의식이 확고히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달랐습니다. 새로운 타격 자세에 적응하지 못한 이대형이 1할 대까지 타율이 추락하자 중견수로 이병규, 박용택 등 고참들을 중용했고 후반기에는 오지환을 1번 타자로 기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우타 외야수 정의윤이 3할 타율을 넘나들며 타격에서 호조를 보이자 이대형은 벤치로 밀려나 대주자 혹은 대수비로만 기용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이대형은 최근 2경기 연속 연장전의 대활약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주전으로 오래 뛰던 선수가 극심한 부진으로 인해 벤치로 밀려나면 경기 감각은 물론 자신감마저 상실하기 십상이지만 이대형은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다행입니다.

그렇다고 이대형 시즌 종료까지 붙박이 주전을 보장받지는 않을 듯합니다. LG의 외야진이 두터운 데다 이대형의 활약이 지속적일 것이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대형으로서는 남은 시즌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새로운 타격 자세에 적응해 좋은 타격감과 긍정적인 기억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뒤 내년 시즌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대형의 2012 시즌은 뒤늦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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