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넥센 감독 해임에 긴장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2-09-18 09:20


2012 프로야구 삼성과 넥센의 경기가 10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3회초 2사 넥센 김민우가 삼성 탈보트의 투구를 받아쳐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린 후 김시진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9.10/



'유탄맞을라.'

한화가 넥센의 김시진 감독 해임 후폭풍에 긴장하고 있다.

한화 구단은 17일 김시진 감독의 해임 소식이 전해지자 부쩍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였다.

어쩌다가 김 감독에게 갑작스런 해임 결정이 내려졌는지 정확한 전후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비단 한화 구단이 아니라 다른 구단이었더라도 같은 동종업계 종사자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취할 수 있는 행동이다.

더욱이 시즌 도중에 감독 퇴진이란 비슷한 진통을 겪은 한화 구단이라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화의 이같은 촉각 곤두세우기는 단순한 동업자 정신과 동병상련의 정 때문 만은 아닌 듯했다.

넥센의 감독 해임사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맞을 수 있는 유탄과 후폭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우선 신임 감독 선임작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러다가 괜한 경쟁을 하는거 아니야?" 한 관계자는 농담조로 이렇게 말했지만 걱정이 살짝 묻어났다.

넥센이 김 감독을 해임함으로써 한화와 마찬가지로 신임 감독을 모셔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화가 최근 신임 감독 선정을 위해 후보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절감한 사실은 야구계의 감독 후보 인재풀이 뻔하다는 것이다.

나이와 타 구단 감독에서의 사퇴 과정 등을 감안하면 후보자가 그다지 풍부하지 않아 누구든 예측 가능한 수준이다.

이처럼 시장도 넓지 않은데 넥센이 시즌 종료를 임박해 감독을 해임한 까닭에 서둘러 신임 감독 선임에 나선다면 치열한 물밑 경쟁과 눈치작전을 벌여야 한다.

만약 한화가 점찍어 둔 후보자를 넥센이 가로채가는 모양새를 연출하기라도 하면 한화 구단으로서는 또다른 타격이 될 수 있다.

노재덕 한화 단장은 "아직 신인 감독과 관련한 기안(상부에 보고할 사업계획의 초안)도 작성하지 않았다. 후보자와 물밑 접촉을 하는 순간 말이 새는는 게 야구판이기 때문에 접촉 타이밍을 견주고 있는 상태다"면서 "10월 초 마무리 훈련 이전에 신임 감독을 선임한다는 당초 예정에 따라 순리대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넥센의 변수로 인해 한화가 희망하는 '차질없는 감독 선임' 과정에 '차질'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화가 신임 감독 선임 작업을 당초 예정보다 앞당길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화는 감독 선임 작업도 꼬이게 생겼는데 여론의 후폭풍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냉정하게 따져 보면 시즌 마감을 앞둔 시기적으로나 팀 성적, 감독의 계약기간 등을 감안할 때 시즌 마감 15일을 앞두고 작년에 3년 재계약했던 김시진 감독을 경질한 넥센의 행태가 더 충격적이다. 같은 감독 퇴진 사례이지만 팬과 야구판에 안겨준 충격, 프런트의 책임한계 등을 감안한다면 넥센이 훨씬 무거운 강도에 속한다.

그러나 한화 구단은 자신들이 겪은 감독 퇴진 사건이 다시 거론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눈치다. 한대화 감독 사태 이후로 여론의 지탄에 시달렸던 한화다.

이제 간신히 한용덕 대행 체제 아래에서 팀 분위기를 추스르면서 호전된 팀 성적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안정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

한데 총알을 피하는가 싶었는데 넥센의 사태로 인해 힘겹게 덮어둔 아픈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게 생긴 것이다. 여론에서 김시진 감독 해임 사건이 회자되는 순간 가장 최근 감독 퇴진을 겪은 한화의 사례를 결부시킬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출발을 준비중인 한화 구단으로서는 간신히 진정시킨 상처를 다시 헤집는 게 반가울 리 없다.

이래저래 넥센의 감독 해임 사태는 한화 구단에게 뜻밖의 악재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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