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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지만 홈팬 서비스에는 충실하겠다."
그도 그럴것이 한화는 대행체제를 시작한(8월 28일) 이후 홈경기 10승4패(2일 현재)의 높은 승률을 보이고 있다.
그런 한화가 올시즌 최하위를 확정했는데도 막바지를 맞아 주요 빅게임의 주인공으로 급부상, 팬 서비스를 제대로 하고 있다.
팀의 간판 3총사가 줄줄이 출동했다. 2일 SK전에서는 김태균이 끝내기 세리머니를 선사했고, 3일 KIA전에서는 1개월 만에 선발로 나선 박찬호가 바통을 이어받아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꼴찌의 마지막 홈경기에 볼거리가 풍성해진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엄선에 엄선을 거쳤다
류현진은 지난달 25일 두산전에서 시즌 9승째(9패)를 챙겼다. 4일 넥센전 등판이면 무려 8일 휴식 뒤 출격이다. 류현진이 올시즌 정상 투수 로테이션을 소화할 때 이처럼 오래 쉰 적은 없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1~2일 대전 SK전이 유력했다. 하지만 한용덕 대행은 류현진에게 최종 등판 선택권을 줬고 결국 4일로 낙점됐다. 류현진의 시즌 마지막 출격 상대로서 SK는 다소 부담스러웠다. 그는 올해 SK전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2를 기록했다. 넥센전 평균자책점 2.77에 비하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승률도 따져보면 SK전 5경기 1승3패로, 넥센전 2경기서 승-패가 없는 게 차라리 나았다. 게다가 김광현이란 변수가 등장했다. 류현진이 1∼2일 SK전에 등판할 경우 SK 에이스 김광현과의 맞대결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류현진은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어깨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김광현이 나와 붙는다면 괜히 신경쓰다가 다칠 수 있다"며 포스트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후배를 배려해 일부러 피한 것이다. 3일 KIA전은 시즌 마지막 투혼을 불태우려는 선배 박찬호에게 기회가 돌아간 만큼 유종의 미를 장식하는 역할을 떠맡게 됐다. 한화와 마찬가지로 포스트시즌이 무산된 넥센을 상대로 승리할 가능성이 아무래도 높다. 특히 숨겨진 기분좋은 징크스가 있다. 류현진은 올시즌 넥센전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경기당 평균 8.5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상대 7개 구단 가운데 최고 기록이다. 현재 198탈삼진을 기록중인 그는 7개의 탈삼진을 보탠다면 2006년 204탈삼진을 넘어서는 개인 최다기록도 세울 수 있다. 7시즌 연속 두 자리 승수라는 대기록에 따라붙는 화끈한 보너스다.
떠나기 전 마지막 등판?
류현진의 이번 최종전 등판이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고별전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류현진은 그동안 널리 알려진 대로 올해 7시즌째를 채우는 대로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를 희망한다. 한화 구단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류현진의 미국 진출을 승락한다면 류현진에게 올시즌은 마지막이 된다. 류현진은 "마지막이 아니다. (해외리그 활동을 마치고)나중에 돌아올텐데…"라고 '마지막'을 부정한다. 하지만 팬들 입장에서 볼 때 미국으로 진출할 경우 오랜 기간 한국에서 뛰는 류현진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최종전 등판을 기억속에 간직하고 싶어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현재 류현진의 거취에 대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어 팬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류현진이 해외진출을 희망한다는 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하지만 구단은 아직 신중하다. 차기 신임 감독의 뜻에 따라 내년 시즌 선수 구성을 해야 하는데다. 주변의 여론, 프로구단으로서 실질적인 득과 실 등 여러가지 변수를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변수를 고려할 때 여론만 제외하면 류현진이 1년 더 잔류한 뒤 8시즌 이후 포스팅 시스템을 거치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역시 관측일 뿐이다. 류현진의 넥센전 등판이 단순 시즌 마지막일지, 떠나기 전 마지막일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더 보고싶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