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시즌은 '가을 잔치'로 불린다.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는 4팀이 올라 최고의 기량으로 팬들에게 서비스를 하는 무대다. 그래서 입장료도 페넌트레이스 때보다 껑충 뛴다. 상품이 고급이니, 가격도 올린다는 취지다. 그러나 경기의 질이 기대에 못미치면 실망이 더 커진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팬들의 눈과 귀가 쏠리는 까닭으로 선수들은 최고 수준의 집중력을 요구받는다. 8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시작 39분전인 오후 5시21분 2만6000장의 입장권이 매진됐다. 포스트시즌 11경기 연속 매진 기록. 그러나 올시즌 숱한 명승부를 펼쳐 온 두산과 롯데의 수준 높은 경기를 기대했던 팬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었다. 승패를 떠나 롯데의 내야실책, 악송구, 보크 등 쏟아진 종합선물세트는 포스트시즌이라는 간판을 부끄럽게 했다.
롯데의 수비 불안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심해졌다. 3-0으로 앞선 롯데의 4회말 수비. 1루수 박종윤의 실책이 나왔다. 1사 1루서 두산 오재일의 땅볼을 잡으려다 놓치고 말았다. 바운드된 타구를 가슴으로 막았지만, 공은 1루 파울지역으로 흘러 1사 1,2루가 됐다. 다음 타자 이원석이 병살타로 물러나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으나, 이미 롯데팬들은 실망했다.
실책 종합 세트, 마의 5회말
10년차 베테랑들이 긴장?
롯데 수비 실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프로 10년차 이상의 베테랑들이었다. 롯데는 정규시즌 막판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가 확정될 당시 포스트시즌 경험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고 보니, 긴장한 쪽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약한 선수들이 주전을 이룬 두산이 아니라 롯데쪽이었다. 롯데는 지난 2008년 8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른 뒤 올해까지 5년 연속 가을잔치 초대권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첫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고도 준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올라온 SK에 덜미를 잡혔다. 롯데 최대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됐던 가을잔치 첫 관문의 부담감이 플레이 하나하나에 영향을 미친 꼴이 됐다.
그런 까닭으로 경기 중반 이후 나선 롯데 백업 멤버들의 활약상은 상대적으로 돋보일 수 밖에 없었다. 3-5로 뒤진 8회 1사 1루서 대타로 들어선 박준서는 동점 투런홈런을 때렸고, 부상을 입은 강민호 대신 7회부터 마스크를 쓴 백업 포수 용덕한은 10회 선두타자로 나가 2루타를 날리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