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팔 빠지도록 던진다고 했죠?"
하지만 용덕한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차전에선 아예 9회초 결승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또한 경기 내내 마스크를 쓰면서 누구보다 잘 아는 두산 타선을 1실점으로 봉쇄했다. 혼자 북치고 장구친 셈이다.
모든 이가 용덕한 만을 주목하고 있지만, 마운드에선 또다른 이가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바로 지난해 말 2차 드래프트로 두산에서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사이드암투수 김성배다.
호투의 이유는 분명했다. 친정팀이라는 묘한 감정. 김성배 역시 느끼고 있었다. 1차전이 열리기 전 "긴장감 보다는 설렘"이라며 "재밌을 것 같다"고 말한 그다. 말로 표현 못할 친정팀과의 승부에 "적이라니 참 이상하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에선 인정사정 봐줄 일 없었다. "팔이 빠지도록 던지겠다"고 농담처럼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던졌다. 마치 뒤돌아볼 일 없는 것처럼 작심한 듯 공을 뿌려댔다.
이런 투구의 원천은 친정팀이라는 특수성 외에 다른 곳에도 있었다. 김성배는 "내 뒤엔 좋은 왼손투수들이 있고, 마무리도 든든하다. 자연스레 '내 타자한테만 열심히 던지자'란 생각을 하게 된다"며 "주변에서 우리 팀에게 불펜이 강하다고 하지 않나. 보기만 해도 뿌듯하다"며 웃었다.
시즌 초반부터 불안한 롯데 계투진의 중심이 된 김성배에게 롯데팬들은 '꿀성배'란 애칭을 붙여줬다. 김성배 역시 이 별명에 애정이 있다. 그는 "사실 처음에 롯데로 이적하게 됐을 때 인터넷에서 '독이 든 성배'라며 안 좋은 말씀을 하시는 팬들이 있었다. 이젠 독이 꿀이 된 것 같아 너무나 좋다"고 했다.
사실 선수가 야구를 못하면 비난하는 팬들도 많다. 김성배 역시 '독이 든 성배'라는 말에 적잖이 상처를 받은 듯 했다. 하지만 이젠 독이 아닌 '꿀이 든 성배' 아니냐며 흐뭇하게 미소지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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