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1,2차전이 끝났다. 롯데가 적지에서 기분 좋은 2연승을 올렸다.
2010년. 롯데에는 악몽같은 한해였다. 똑같이 잠실에서 2연승을 거둔 롯데. 하지만 거짓말같은 3연패로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두산에 내줬다.
많은 두산팬들이 '어게인 2010'을 외치고 있을 듯 하다. 매우 미안한 얘기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냉정히 현재 상황을 바라보자. '역스윕'이 아니라 '시리즈 영봉패'를 걱정해야 하는 두산의 처지다.
마운드 역시 반격의 틈을 주지 않는다. 특히 좌-우 밸런스, 선수들의 컨디션, 그리고 자신감까지 3박자가 모두 들어맞고 있다. 화룡정점은 정대현. 포스트시즌 새로운 마무리 정대현의 존재감은 그의 영입금액 36억원 이상의 가치다.
두산쪽 상황을 보면 롯데의 전망은 더욱 밝아진다. 김현수를 제외하고는 신경쓰이는 타자가 없을 정도로 타선이 침체다. 마운드도 마찬가지. 선발이 강력하다 해도 완투를 하지 않는 이상 불안한 불펜 때문에 롯데 타자들이 두산 마운드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김진욱 감독의 자세만 놓고 봐도 승부는 이미 갈렸다고 봐야한다. 김 감독은 시리즈 전 "패기로 맞서겠다"며 김동주, 고영민 등 베테랑들을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를 자신있게 밝혔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걱정이 많았다. 결국, 2차전 패배 후 김 감독의 입에서 나온 얘기는 "김동주, 고영민의 존재가 아쉽다"였다. 이미 팀을 이끄는 수장이 흔들리고 말았다. 감독이 흔들리면 선수단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주축 선수들이 어리고 큰 경기 경험이 적기 때문에 이는 더욱 치명타다. 더이상 긴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안 될 게 뭐 있어?' 두산, 분위기 반전만 시키면 된다
'Why Not?'
지난 2010년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당시 부산 사직구장 원정팀 덕아웃에 붙어있던 문구다. 당시 두산의 외국인선수였던 왈론드가 홈에서 열린 1,2차전에서 연달아 패하자 '안 될 게 뭐 있어?'라며 화두를 던진 것이다. 그리고 두산은 거짓말처럼 2패 뒤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2년 후, 이번 준플레이오프도 상황은 같다. 2010년엔 불펜의 필승카드였던 정재훈이 1,2차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공교롭게도 이번엔 그 주인공이 홍상삼으로 바뀌었다.
3연승 데자뷰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롯데는 너무나 쉽게 분위기를 타는 경향이 있다. 2009년과 2010년 모두 두산에게 1승3패, 2승3패로 역스윕당했다. 한 번 분위기를 넘겨줬을 때 돌이킬 힘이 부족하다.
2010년으로 시계를 돌이켜 보자. 롯데는 3차전에서 대형 애드벌룬에 달린 현수막에 맞고 떨어진 타구가 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경기의 흐름이 이상해졌다. 한 번 꼬이기 시작하자 속절없이 4,5차전을 내줬다.
이번엔 타선에 한 방도 없다. 이대호의 공백이 크다. 중심타선에 분명 힘이 떨어졌다. 뒤져있는 경기에서 역전이 쉽지 않다는 말과 같다. 강해진 불펜진으로 '지키는 야구'를 하고 있지만, 이는 앞선 경기에나 적합한 얘기다.
하위타선이 분발해 롯데가 1,2차전을 가져갔지만, 두산 투수진이 황재균 용덕한 문규현 등 하위타선에서 보다 신중한 승부를 펼친다면 못 막을 일은 없다.
롯데의 사직구장 트라우마도 두산에겐 힘이다. 롯데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치른 포스트시즌에서 단 한 차례도 홈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도 홈에선 1승2패로 고개를 숙였다. 단 한 차례도 다음 시리즈로 가지 못한 결정적 이유다.
게다가 3차전 선발은 '롯데 킬러' 이용찬. 올해 3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07을 기록했다. 사직구장에선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완투했고, 완봉승도 챙겼다. 3차전에서 분위기를 가져온다면, 이후 경기에선 롯데의 자멸을 기대할 수도 있다. 또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이용찬이기에 지친 불펜에 휴식을 줄 절호의 기회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