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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다 살아나 보세요."
포구 순간을 보지 못한 강명구는 3루를 지나쳐 홈으로 향했다. 하지만 3루를 돈 순간 김재걸 주루코치가 막아서는 걸 봤다. 주루코치와 부딪힐 뻔한 강명구는 3루로 귀루하지 않았다. 대신 지체 없이 홈으로 내달렸다.
강명구의 움직임을 보지 못한 3루수 최 정은 정근우의 송구를 받아 태그하려 했지만 강명구가 없었다. 홈으로 송구했지만, 강명구의 빠른 발을 이길 수 없었다. 삼성으로선 승리를 위한 소중한 1점, SK로서는 뼈아픈 1점이었다.
강명구는 세이프 판정을 받는 순간 펄쩍 뛰며 포효했다. '너무 좋아하더라'는 취재진의 말에 강명구는 "한 번 죽다 살아나 봐라. 우리팀 불펜이 좋으니까 1점만 더 나면 이길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이렇게 남들보다 두 배, 세 배로 기뻐한 이유는 또 있었다. 8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범한 실수를 만회했다는 생각 때문이다.
강명구는 지난 2004년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9차전에서 7-8로 뒤진 8회 뼈아픈 오버런으로 2루와 3루 사이에서 아웃된 적이 있다. 당시 3루 주루코치였던 류중일 감독이 무사 1,2루서 나온 조동찬의 우전안타 때 2루주자 신동주를 3루에서 세웠다. 그런데 류 감독의 사인을 보지 못한 강명구가 2루를 지나쳤다 아웃된 것이다. 우승을 내준, 그야말로 결정적인 실수였다.
강명구는 "그때 9차전에서 '쇼'를 했을 때보다 어제 오늘 나간 기사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도 강명구 하면 어제보다 2004년의 모습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며 자책했다. 하지만 이내 "우승하려면 4승하면 되니, 최소 4득점하면 되겠다"며 활짝 웃었다. 대주자로서 '미친 존재감'을 보이는 강명구가 또다시 히어로가 될 수 있을까.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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