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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삼성-SK의 한국시리즈 6차전이 열리기 전 삼성 덕아웃.
이 때 후배들을 격려하던 삼성 출신 양준혁 SBS ESPN 해설위원이 박석민에게 슬쩍 뼈있는 농담을 건넸다.
"석민아 오늘은 일단 맞고 나가라." 몸에 맞는 사구라도 유도해서 일단 출루를 하는 게 어떠냐는 의미인 듯 했다.
대선배 양 위원 입장에서는 그런 말이 나올 만도 했다. 박석민은 명색이 삼성의 4번타자지만 한국시리즈 들어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이날 6차전에서도 6번 타자 출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양 위원은 그동안 한국시리즈를 해설하면서 박석민이 정규시즌 말미에 옆구리 부상을 하는 바람에 한국시리즈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점을 거론하며 부상 여파 때문인지 스윙이 자신있게 돌아가지 못한다며 여러차례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날 사구를 맞더라도 출루를 하라고 권유한 것은 일단 출루하는데 맛을 들이면 타격감도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여기에 몸을 던져서 사구라도 건져내겠다는 각오로 투혼을 발휘하라는 충고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석민은 특유의 넉살을 부리며 "제가 그런 것을 구사할 때는 이미 지났습니다"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양 위원은 박석민의 말대꾸에 '너 많이 컸다'라는 표정을 지었고, 박석민은 선배의 꿀밤을 피하기 위해 짐짓 도망가는 몸개그를 했다.
양 위원의 한 마디에도 뼈가 있었지만 박석민의 대답에도 뼈가 있었다. 제대로 정정당당하게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보일테니 두고 보라고 자존심을 세우는 듯 했다.
과연 그랬다. 대선배의 충고에 자극을 받았을까. 박석민은 이날 1-0으로 앞서있던 4회초 좌월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자기 몫을 제대로 했다.
2회 첫 타석만 해도 3루 땅볼로 물러나며 역시나 류 감독의 믿음을 저버리는가 싶었는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내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잠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