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KIA 좌완 선발, 양현종이 메울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12-11-14 10:12


◇KIA 왼손 투수 양현종이 지난 10월 하순부터 진행되고 있는 팀의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롱토스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보통 프로야구단이 정규시즌을 치를 경우 5명에서 많게는 6명의 선발진을 운용하게 된다. 이들을 데리고 4~5일 간격으로 로테이션을 하게 되는데, 이왕이면 선발진의 투구 스타일이 다양한 것이 팀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 다양한 유형의 선발진을 가동하면 연전을 치르는 상대팀에 그만큼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까닭이다.

예를 들어 강속구로 상대를 압박하는 오른손 정통파에 다양한 변화구를 지닌 기교파, 그리고 사이드암 스로나 언더핸드 스로 등 변칙 투구폼을 지닌 투수에 마지막으로 왼손 투수까지 겸비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이상적인 선발진 구성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팀을 만나면 매번 타선 구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될 것이다.

특히 선발진 가운데 왼손 투수가 최소한 1명 이상은 있는 편이 바람직하다. 최근 프로야구계에는 정확성과 장타력에 기동력을 두루 갖추거나 각 분야에 특화된 왼손 타자들이 많아졌는데, 이들을 봉쇄하기 위해서는 왼손 선발요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오른손 투수도 이런 좌타자를 상대할 수는 있지만, 확률상 왼손 투수가 있는 편이 더 유리하다.

그런데 올해 KIA에는 마땅한 왼손 선발이 없었다. 그나마 2011시즌에는 외국인 투수 트레비스(선발 22경기, 7승5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8)와 양현종(선발 22경기, 7승9패, 평균자책점 6.18)이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돼 있었는데, 올해는 하나같이 오른손투수 일색이었다. 시즌 초반 팀에서 뛴 외국인투수 호라시오 라미레즈가 왼손이었지만, 불펜으로만 10경기에 뛰었고, 박경태가 2경기에 임시 선발로 나왔을 뿐이다. 엔트리 중 유일한 좌완 선발 요원인 양현종은 부상과 밸런스 난조로 인해 선발 5경기 밖에 치르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올해 KIA는 상대 좌타자에 크게 고전했다. 우타자에 대한 피안타율이 2할5푼5리였는데 반해, 좌타자에 대한 피안타율은 2할7푼2리나 됐다. 뿐만 아니라 피출루율(좌-0.343, 우-0.333)과 피장타율(좌-0.375, 우-0.368) 그리고 이를 종합한 OPS(좌-0.718, 우 0.701)의 수치를 통해서도 이런 현상이 뚜렷이 나타난다.

이런 결과는 사실 시즌 전부터 예상됐던 바다. KIA 선동열 감독은 팀에 좌완선발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가능한 한 좌완 선발로 팀의 외국인 선수 엔트리를 채우려했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수급 시장의 상황이 그다지 좋지 못해 결국 원하던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게다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여겼던 양현종은 올해 초 스프링캠프 때부터 부상이 생기는 바람에 지난해보다 더 부진했다.

따라서 내년 시즌 KIA가 포스트시즌 재진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팀 선발로테이션에 왼손 투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선 감독은 구단측에 외국인 좌완 선발요원을 1명 정도 보강해달라는 요청을 해놓은 상황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다시 '양현종의 재조련'에 들어갔다. 지난 10월 하순부터 시작돼 현재 4주차에 접어든 팀의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캠프에서 선 감독은 투수 조련을 거의 전담하고 있는데, 특히 양현종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양현종 역시 새롭게 독기를 불태우고 있다. 2010년 16승으로 팀 최다승 투수가 됐던 양현종은 최근 2년간의 연속 부진으로 자존심에 제대로 상처를 입었다. 그래서 본인도 이번 캠프에 거는 각오와 기대가 뜨겁다. 양현종은 "후회가 많이 남는 한 시즌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자존심이 무너졌던 한 해였다"며 올해를 돌이켰다. 이어 "다시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기본부터 충실히 하겠다"며 내년 시즌에 대한 오기를 내비쳤다.


관건은 밸런스의 회복으로 보인다. 선 감독은 2년 전 16승 투수였던 양현종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확실히 남아있다. 그래서 캠프 기간 하체 강화와 밸런스 회복을 양현종에게 주문했다. 과연 양현종이 '좌완 선발 기근'에 허덕이는 팀의 대안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