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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또다시 선발투수 한 명을 잃었다. 하지만 아픔은 크지 않다.
또한 볼끝이 지저분한 편이라 타자 입장에선 상대하기 껄끄러운 투수다. 포심패스트볼이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투심이나 싱커처럼 움직인다. 서클체인지업과 슬로커브도 수준급이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으로 넣은 컨트롤도 있다. 여기에 최고의 매력, 어린 나이지만 '군필자'다.
두 차례의 보호선수 제외, LG의 계산 속에 이승우는 없었다
LG의 한 고위관계자는 "NC에 내준 20인 보호선수 명단에도 이승우의 이름은 없었다. 하지만 NC가 이승우가 아닌 김태군을 찍더라"라고 밝혔다.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진 선수 중 그나마 매력적인 카드가 이 두 명이었다.
비좁은 보호선수 명단에 이승우의 자리는 없었다. 같은 좌완인 신재웅 최성훈에게 밀렸다. 공교롭게도 셋은 좌완 파이어볼러가 아니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승우까지 넣기엔 왼손투수 편향 현상이 심했다.
구단 측의 복잡한 셈법도 한 몫 했다. LG 입장에선 최근 신인드래프트서 상위순번에 지명한 유망주 투수들을 쉽게 포기할 수도 없었다. 완전히 만개하지 않았어도, 구단에선 거액의 계약금을 주고 품은 유망주들에게 좀더 기회를 줘야 했다. 20인 보호선수 명단 작성 시 1~2명 정도가 이런 이유로 이승우보다 우선 순위를 차지했다.
2007년 2차 3라운드 전체 19순위로 지명된 이승우는 이들보다 후순위였다. 대개 신인지명 2라운드까진 억대 계약금을 받는다. 진정한 상위순번은 1차 지명 혹은 1,2라운드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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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가 왼손 선발요원 몫으로 남은 두 자리에서 밀린 이유는 뭘까. 바로 '활용도'다. LG는 아직까지 선발진에 대한 밑그림조차 못 그린 상태다. 주키치-리즈와의 재계약이 확정되지 않았고, 3선발 김광삼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고 내년 시즌을 통째로 날릴 판이다.
LG는 올시즌 총 12명의 투수에게 선발기회를 주면서 선발투수 발굴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아직 한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만한 자원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내년에도 정해진 자리 없이 전지훈련 내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경쟁에서 탈락한 투수들의 활용 역시 코칭스태프의 고민이다. 비록 선발진 합류는 못했어도 롱릴리프나 1이닝 정도는 맡길 수 있다. 하지만 선수에 따라 활용폭이 천차만별이다. 선발로 긴 이닝을 던질 땐 잘 하다가도, 짧게 1이닝을 맡기면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선발로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애를 먹다 불펜에선 쉽게 1이닝을 막아내는 투수들도 있다.
이승우는 이런 면에서 다소 아쉽다. 전형적인 선발형 투수다. 왼손이라는 이점이 있어 불펜에서 뛰어주면 좋겠지만, 주자가 있는 상황이나 갑자기 몸을 풀었을 때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본인 스스로도 시즌 중에 "앞선 투수가 내보낸 주자라 더욱 긴장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올시즌 선발 17경기서 2승9패 평균자책점 5.42를 기록했지만, 불펜으로 나온 4경기서는 평균자책점이 무려 14.54에 이르렀다.
LG로서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했다. 이승우가 비시즌 동안 마지막 남은 잠재력을 폭발시켜 만개한다 해도, 선발로테이션에 들지 못한다면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었다.
반면 지금도 이승우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신재웅은 구속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게다가 경기운영능력 측면에서 이승우보다 나은 점수를 받았다. 시즌 막판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5승2패 평균자책점 3.59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불펜에서도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신인답지 않은 배짱투를 선보인 최성훈은 올시즌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가능성을 보였다. 선발 6경기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45를 기록한데 이어 중간에선 17경기서 3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했다. 선발과 불펜 사이에서 큰 기복은 없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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