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언제가 찬호와 함께하고 싶다"

기사입력 2012-11-29 18:15


한화의 올시즌 마지막 경기가 허무한 무승부로 끝났다. 10월 4일 대전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넥센과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연장 12회 1-1무승부로 경기가 끝난 가운데 한화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와 인사를 하고 있다. 박찬호가 환호하는 관중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10.04/

끝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하지만, 막상 30년 가까이 입었던 선수 유니폼을 벗기로 했으니 가슴이 먹먹할 것 같다. 29일 선수 은퇴를 발표한 코리안특급 박찬호. 그의 은퇴 시기는 적절한 것일까. 또 그동안 지켜봐온 지인들은 박찬호의 은퇴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김성근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 감독은 박찬호가 힘들 때마다 조언을 구했던 야구계 어른.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시절 시즌이 끝나고 귀국하면 김성근 감독을 찾곤 했다. 김 감독은 박찬호의 은퇴에 대해 "선수가 자기의 몸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은퇴 시기도 본인이 잘 알아서 결정을 했을 것"이라면서도 "솔직히 조금 아쉽다. 그동안 수고 많이 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공주고 선후배로 누구보다 박찬호를 아꼈던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정규시즌 종료 직후에는 박찬호가 김 감독과 함께하기 위해 NC에서 1년 더 선수로 뛸 수도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김 감독은 "어린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어려움을 이겨내고 풀타임 메이저리거를 자리잡는 걸 보고 정말 뿌듯했다. 지금까지 쉼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 잠시 쉬면서 더 좋은 미래를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선수가 은퇴를 결정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 종종 모바일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 받아왔는데, 대략 은퇴 분위기를 알수 있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박찬호가 향후 코치로 NC에 합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마음이 있다면 고맙게 받아들이 겠다. 찬호도 나중에 감독을 해야하기 때문에 언젠가 한팀에서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화 이글스 사령탑으로 박찬호와 함께했던 한대화 전 감독은 먼저 아쉽고 미안하다고 했다. 한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정말 열심히 운동을 했다. 시즌 초반 박찬호가 너무 잘 던져 줬다. 하지만 야수들이 도와주지 못하고, 팀 부진이 이어지면서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만약 야수들이 잘 해줬다면 더 신나게 야구를 했을 것이고, 은퇴에 대해 한번 더 고민했을 것이다"고 아쉬워 했다. 한 감독은 박찬호가 어깨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이 컸을 것이다고 했다.


11월 25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15회 꿈나무 야구장학생 장학금 전달식이 열렸다. 장학금 전달식에서 박찬호가 초등학교 선수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2.11.25.
한 전 감독은 시즌이 끝나고 박찬호와 전화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시즌 막판 성적부진으로 경질된 한 감독은 "찬호가 '감독님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해 '(팀을 떠나게 된 게)왜 니 책임이냐'라는 말을 해줬다"고 했다.


한 전 감독은 박찬호의 은퇴시기가 적절하다고 봤다. 시즌 중에 허리 통증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대표팀 사령탑으로 박찬호와 함께했던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한 전 감독과는 아쉬움의 성격이 조금 달랐다. 김 위원장은 아직까지 박찬호가 선수로서 매력이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박찬호 경기를 유심히 지켜봤는데, 공이 좋았다. 타선의 도움이 있었다면 더 좋을 성적을 거뒀을 것이다. 내년에 뛰었다면 올해보다 더 좋은 공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고 했다.

홍원기 넥센 히어로즈 수비코치는 박찬호와 1973년 생 공주고 동기동창. 누구보다 박찬호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절친이다. 홍 코치는 "찬호가 시즌 중에 허리가 아파 고생을 많이 했다. 나이가 들면서 회복 속도가 더뎌지는 걸 느끼고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찬호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일본에서 은퇴하기를 바랐다. 그런데 찬호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뛰고 싶어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홍 코치는 "찬호는 1년 365일 무슨 일이 있어도 빠지지 않고 운동을 하면서 몸을 만들어 왔다. 찬호가 이런 운동 습관을 은퇴한 후에도 버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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