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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투수 윤석민이 외야수가 됐어?" "저거 봐 저거, 이여상이 양준혁 따라하네"
최초의 자선야구대회, 아름다운 성공으로 이어졌다
'국내 최초의 자선 야구대회' 그리고 '탈북청소년과 소외계층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한다는 이 대회의 취지에 공감한 선후배 야구인이 이날 총출동했다. 평화팀과 통일팀으로 나뉜 두 팀은 각각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과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이 지휘를 맡았다. 이미 은퇴해 코치가 된 송진우 최태원 이종범 정민철 등이 각각의 팀에 코치 혹은 선수로 참가했다. KIA 에이스 윤석민과 SK의 김광현, 올 시즌 홈런왕 박병호, FA 대박을 터트린 김주찬 등 프로야구 스타들도 두루 참가했다. 탤런트 오지호와 김성수 가수 이하늘도 선수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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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은 마운드가 아닌 외야수로 변신했다. 이날 평화팀에 소속된 윤석민은 선발 우익수로 나섰고, SK 김광현과 박희수는 지명타자로 변신했다. 또 한화 투수 유창식은 1루수, 넥센 마무리 손승락은 우익수로 뛰었다. 색다른 포지션 변화는 관중의 흥미를 낚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미끼였다. 해당 포지션에 공이 갈 때마다 관중들은 조마조마한 시선으로 바라봤고 힘겨운 듯 공을 잡을 때나 실책을 범할 때는 아쉬운 함성과 박장대소가 교차했다.
선수들의 '크로스오버', 관중은 들끌었다
특히 윤석민의 날카로운 타격본능은 관중의 손에 땀을 쥐는 장면도 연출했다. 4회에 통일팀 투수로 나선 팀 동료 김진우와 무려 10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것. 파울타구를 계속 생산해내며 김진우와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를 펼친 윤석민은 결국 10구째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그래도 관중들의 환호성을 한몸에 받을 수 있었다.
윤석민이 날카로운 타격감을 보여줬다면, 김광현은 마치 양준혁 이사장의 현역시절을 방불케 하는 집념어린 러닝을 선보였다. 5회말 김진우를 상대한 김광현은 3루쪽 깊은 내야 땅볼을 치고는 1루로 전력질주했다. 내야 땅볼 아웃이 예감됐으나 김광현의 질주는 결국 극적인 내야안타로 이어져 관중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이날 관중의 성원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한화 이여상이었다. 이날 MVP는 5회 3점홈런을 친 김상수였지만, 팬서비스 지수로 MVP를 따지면 단연 이여상이 독보적이었다. 이여상은 타석에 나설 때마다 박한이와 양준혁 등 선배들의 타격폼을 흉내내며 관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판박이처럼 똑같은 흉내내기가 이어지자 야구장은 하나의 축제현장 처럼 박수와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날 경기는 결국 통일팀이 6대5로 이겼다. 하지만 두 팀의 승패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야구 선수들이 자선을 목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 기량을 뽐냈고, 이를 수많은 팬들이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줬다는 점이 큰 소득이다. 이날 수익금은 양준혁 재단에서 후원하는 다문화 가정과 저소득층 가정의 야구꿈나무로 구성된 멘토리 야구단 후원에 쓰인다. 사회공헌과 자선의 씨앗이 또 크게 뿌려진 것이다. 사랑의 열기에 한 겨울 수원야구장은 훈훈했다.
수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