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이만수 감독-SK, 어쩔 수 없는 평행선

최종수정 2012-12-05 10:29

SK 이만수 감독과 박경완의 4일 만남은 서로의 입장만을 확인한 자리였다. 박경완은 다른 팀으로 이적을 원했고, 이 감독은 "필요한 선수"라며 SK에서 열심히 뛰어 후배들과 경쟁을 하라고 했다.

1년 더 현역 선수 생활을 하기로 한 박경완은 왜 10년 동안 뛰었던 SK를 떠나려고 하고 구단과 감독은 포수가 많은데도 왜 안된다고 할까.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로의 생각에 모두 고개를 끄덕할 수 밖에 없다.

박경완-1군에서 뛰며 존재감을 보이겠다.

박경완은 역대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시즌을 뛰는 선수다. 91년 쌍방울에서 데뷔를 해 올해까지 22년을 뛰었다. 포수라는 힘든 포지션으로 가장 오랜 기간 프로 선수로 뛸 수 있었던 것은 실력때문이다. 언제나 최고의 투수 리드로 인정을 받는다. 경험이 적은 어린 투수나, 제구력이 좋지 않은 투수, 컨디션이 나쁜 투수도 박경완이 앉으면 위력적인 투구를 한다. 투수의 상태와 타자의 상태를 모두 파악해서 그에 맞는 리드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박경완은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양쪽 아킬레스건을 수술한 여파다. 올시즌엔 회복이 됐지만 조인성 정상호에 밀려 기회를 얻지 못했다. 박경완은 구단의 은퇴후 코치 연수 제의를 고사하고 현역 생활 연장을 고집했다. 이대로 끝내긴 아쉬웠기 때문이다. 1군에서 뛰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한번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SK에서 1년 더 뛰도록 하며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켰지만 박경완의 뜻은 그것이 아니었다. SK에서는 기회를 얻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조인성과 정상호에 군에서 제대한 이재원과 경쟁을 해야한다. 기회를 얻을 수도 있지만 계속 1군에서 주전으로 뛴다는 보장은 없다. 차라리 포수가 부족한 팀에서 1군에서 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박경완은 "10년을 뛴 SK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겠는가"라면서도 "2군에서 1년더 있는 것은 자신없다"고 했다.

이만수 감독-좋은 선수를 왜 보내나

이만수 감독은 올해 박경완을 1군에 올리지 않은 것에 대해 부상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초반엔 양쪽 아킬레스건 수술의 여파로 전력 러닝이 힘들었고, 2군에서 뛸 때 중간중간 허리 등에 부상이 있었다는 것. 조인성 정상호의 활약에 박경완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은 것도 있었다. 게다가 올해 타선의 부진으로 타격이 좋은 조인성 정상호가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어떤 감독이든 좋은 선수는 많을 수록 좋다. 비록 같은 포지션에 좋은 선수가 뭉쳐 누굴 써야할까 고민을 하더라도 말이다. 게다가 수비의 중심인 포수는 더더욱 그렇다. 올해 롯데가 장성우를 군입대시키면서 백업포수가 없어 고생한 전력이 있다. 부상이 끊이지 않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언제 포수가 필요할지 모른다. 감독으로선 좋은 포수를 굳이 보낼 이유가 없다. 경쟁을 통한 업그레이드를 노릴 수도 있다. 쟁쟁한 박경완이 있으니 1군에 오르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SK-박경완은 미래의 자원


현재 박경완의 거취는 SK가 쥐고 있다. 박경완이 다른 팀에 갈 수 있는 길은 트레이드와 방출 뿐이다. 모두 구단이 해야하는 일이다. 감독이 트레이드를 하자고 하거나 방출을 해주자고 해도 구단이 안하면 그만이다. SK는 박경완을 주고 다른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트레이드를 하려고 해도 카드가 맞을 가능성은 낮다. 박경완 같은 최고 포수를 내주는데 주전급도 아닌 1.5군을 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박경완을 데려오고 싶은 팀으로선 1∼2년 정도만 뛸 선수를 주전급을 주고서 데려올 수도 없는 일.

그렇다고 그냥 방출시키고 싶은 마음도 없다. 1군에서 뛰지 못한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통해 포수 4명을 경쟁시켜 1군에 뛸 선수를 뽑을 것이라고 했다. 박경완이 경쟁에서 이겨 1군에서 뛸 수도 있다. 만약 경쟁에서 떨어져 인도적인 차원에서 박경완을 방출시켜 다른 팀에 보냈다가 조인성 정상호 등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게 될 경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도자로서의 박경완도 생각해야한다. SK는 박경완이 22년을 뛴 노하우를 SK의 어린 포수나 미래에 입단할 포수들에게 전수하길 원한다.

현재로선 박경완은 SK 선수로 뛰는 수 밖에 없다. 내년 시즌이 시작한 뒤 코칭스태프가 확실히 1군에서 뛸 수 없다는 판단이 서고 박경완이 계속 타구단 이적을 원할 경우엔 이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시즌 중 SK 박경완의 훈련 모습을 이만수 감독이 지켜보고 있는 모습. SK 이만수 감독과 박경완이 4일 면담을 가졌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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