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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에)더 욕심을 냈다면, 100% 다쳤을 거에요. 이것만 해도 기쁘고 감사하죠."
김진우가 누군가. '사고뭉치' '탕아' '풍운아' 등 온갖 좋지 않은 수식어를 혼자 달고 다녔던 희대의 인물이다. 2002년 '제2의 선동열'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7억원의 당시 최고계약금을 받고 화려하게 KIA에 입단했을 때만 해도 김진우의 성공은 보장된 듯 했다. 입단 첫 해 12승, 이듬해 11승의 페이스도 그의 성공적인 프로정착을 증명하는 수치였다. 그렇게 김진우는 '에이스'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김진우는 막 꽃봉오리가 피어나려던 순간, 야구판을 떠났다. 불우한 가정사로 인해 심리적 방황이 시작된 것이다. 술을 마셨고, 싸움도 했다. 한때 그는 야구를 포기하려고도 했었다. 김진우의 '암흑기'였다. 동시에 KIA와 한국프로야구가 강력한 우완 정통파 선발을 잃은 시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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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김진우는 올해 KIA의 붙박이 선발로 자신의 가치와 그간 남몰래 흘린 땀의 무게를 증명해냈다. 24경기에 나와 완투승 2회(완봉승 1회)를 포함해 10승5패 평균자책점 2.90의 A급 활약을 펼친 것. 2006년 이후 6년 만에 거둔 10승이다. 외국인 투수 앤서니(11승)에 이어 팀내 다승 2위의 기록. 또 평균자책점 역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에서는 서재응(2.59)에 이은 2위다. 이런 활약으로 김진우는 연말 고과산정에서 투수진 중 3위에 올랐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야구인들이 '끝났다'는 차가운 평가를 내렸지만, 김진우는 멋지게 재기에 성공한 것이다. 연말 각종 시상식의 '재기상'부문에서 김진우의 이름이 불리는 것은 그래서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김진우는 이러한 성취 앞에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자칫 예전처럼 마음이 붕 뜰까봐 우려해서다. 김진우는 "사람이 만족할 줄을 알아야죠. 솔직히 올해 개인 성적만 보면 100% 만족입니다. 주위에서 몇 승 정도는 더 할 수 있지 않았냐는 말을 하시기도 하는데, 만약 그런 식으로 욕심을 냈다면 분명히 다쳤을 거에요"라고 말했다. 욕심을 버린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제 다시 10승 투수의 자리에 오른 김진우는 개인적인 만족을 떠나 팀원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다. 4강에 오르지 못한 까닭. 김진우는 "개인적인 만족을 떠나 팀이 4강에 못간 것은 무척 아쉽고 속상한 일입니다. 내년에는 제가 더 열심히 해서 팀이 다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라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시련을 이겨내고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온 김진우가 2013시즌에는 어떤 활약상을 보일 지, 벌써 기대가 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