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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들이 열망했던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부터 회원가입신청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10구단 창단을 천명한 수원시-KT와 전북-부영그룹간의 경쟁도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네거티브 논란의 중심에는 두 기업의 총수인 이석채 KT 회장(67)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71)이 자리잡고 있다.
경복고-서울대 출신의 이석채 회장은 행정고시를 통해 제2대 정보통신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 요직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2009년 임기 3년의 KT 회장으로 취임해 2015년까지 연임에 성공했다.
이중근 회장은 부영그룹의 지분 70% 가량을 보유한 오너로서 강력한 리더십을 무기로 한다. 이석채 회장의 리더십도 만만치 않다. 재임기간 동안 KT-KTF 합병, 스마트폰 가입자 725만명 달성, 미디어 가입자 500만명 돌파, KT 최초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의 성과를 인정받아 단독으로 차기 CEO 후보로 추천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개인 스타일에서는 비슷한 듯 하면서도 약간 다르다. 이중근 회장은 결정이 내려진 뒤 그 다음날 자재가 공급되지 않으면 불호령을 내릴 정도로 빠른 일처리를 주무기로 한다. 전북과의 10구단 논의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도 이런 성품과 무관하지 않다.
이석채 회장은 연임에 성공한 사례에서 보듯이 강력한 추진력으로 KT를 통신기업 굴레에서 탈피시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대기업으로 키워놨다는 평가다. 특히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100억원을 투자해 프로농구 훈련장을 건립했고, 아마추어 스포츠팀을 한 번도 흔들림없이 지원하고 있다. 야구에 대해서는 마니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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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두 '이'회장 사이에 네거티브 논란이 불거진 것은 KT가 전북 측의 화법에 발끈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KT는 지난달 6일 경기도-수원시와 함께 10구단 창단을 공식 선언하면서 선점효과를 얻었다. 이어 지난 13일 전북도가 부영과 손잡고 10구단 창단을 선언하면서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뒤늦게 창단선언을 한 만큼 전북-부영이 자연스럽게 최신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동안 KT는 묵묵히 KBO의 10구단 창단 스케줄을 기다리며 관망하는 자세였다.
그랬던 KT가 전북-부영 측의 민감한 발언에 자극을 받기 시작했다. 전북-부영은 10구단 유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여러가지 요인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KT 회장의 임기와 불안정한 리더십을 자주 언급했다.
창단 기자회견을 할 때 김완주 전북 도지사는 "KT는 임기제 회장인데다 복잡한 경영 구조로 리더십이 약하다. 반면, 부영은 회장 중심 체제다. 의사 결정이 빠르다"고 말했다.
부영그룹의 관계자도 "회장 임기가 정해진 KT와 달리 우리는 강력한 오너 경영체제여서 KT보다 과감하고 빨리 10구단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남의 기업 회장의 임기를 거론하며 흠집을 내려고 하는 게 불쾌하지만 10구단 창단에 중대한 시빗거리가 안되는 만큼 곧 잦아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내심을 강조했다.
그러나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했다. 지난 17일 한국야구연구소의 주최로 열린 '제 10구단시대, 한국프로야구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긴급 토론회에서 전북 측 패널로 참가한 인사들이 여러차례에 걸쳐 또다시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KT 스포츠단의 이권도 부단장은 "10구단 창단이라는 큰 물줄기에 별 관련성도 없는 문제를 꼬투리 잡듯이 하면서 KT의 창단의지를 깎아 내리려는 행태를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면서 "네거티브적인 공세는 이제 그만하고 10구단의 미래에 대한 정책과 대안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자"고 맞받아치고 나섰다.
이 부단장은 이어 "KT가 회장 임기제라고 해서 리더십이 약하고 10구단 운영에 지속성이 없을 것이라는 논리는 말도 안된다"면서 "KT의 10구단은 회장 개인적인 경영판단이 아니라 경영진과 이사회는 물론 노동조합까지 적극 찬성하는 등 삼위일체의 적극적인 지지를 통해 추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0구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에는 재정기반이 탄탄한 모기업의 지원 의지가 중요하다. 이같은 구단 운영의지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느냐가 관건이지, 그룹 오너라고 해서 그 의지를 잃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임기제 회장에 시비를 걸 대상은 아니다라는 게 KT의 주장이다.
KT는 "경쟁은 하되 약점을 들춰낼 게 아니라 각자의 건전한 유치전략을 최대한 인정하자는 게 우리의 방침이다. KT는 많은 아마-프로 스포츠단을 꾸준히 운영해 온 노하우와 지속가능경영 시스템이 정착된 대기업이다"면서 "앞으로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결국 전북 입장에서는 프로구단의 안정-지속성을 위해 KT 회장 임기제를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KT는 회장 임기제와 관계없이 10구단 운영의지가 확고한 만큼 "이젠 그만하라"는 것이다.
이들의 신경전은 쉽게 사그라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KBO는 내년 초 평가단을 구성해 10구단 연고지와 창단기업을 확정할 예정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