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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올해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엄청난 상승세다.
그런데 최근 WBC는 싸늘하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LA 다저스)은 불참이 결정됐고, 클리블랜드에서 신시내티로 이적한 추신수는 팀 적응을 이유로 출전여부를 아직 결정짓지 못했다. 추신수는 출전이 어려워 보인다.
봉중근 김광현 등은 부상으로 빠졌다. 최근 KIA 김진우까지 팔꿈치 부상으로 WBC 출전을 접었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삼성 류중일 감독은 곤혹스럽다.
KIA 윤석민과 삼성 오승환이 대표적인 경우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자극을 받았다. 최고 우완투수인 윤석민은 2013시즌이 끝난 뒤 FA자격을 얻는다. 국내든 해외든 어디든 갈 수 있다. 오승환의 경우 대졸 8년차 FA로 구단 동의하에 해외 진출을 다시 노크할 수 있다.
WBC에서 역투할 경우, 그래서 해외에서 러브콜이 쇄도할 경우 몸값은 수직상승한다. 때문에 이들에게 WBC는 해외진출을 위한 '쇼케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돌이켜보면 극과 극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는 서로 출전하기 위해 물밑 신경전을 벌였다. 당연히 WBC에 없는 병역특례 때문이었다.
그동안 프로야구 관중몰이 큰 기여를 했던 WBC는 '계륵'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정확히 말하면 WBC가 FA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해외진출 쇼케이스 딱 그것까지만 되는 느낌이다. 올해 WBC 대표팀이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특례를 받은 류현진이나 추신수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단순한 애국심만으로 대회 출전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에 진출했다. 메이저리그 첫 해다. 당연히 빈틈없이 몸을 만들고, 리그에 적응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추신수는 이번 겨울 팀을 옮겼다. WBC에 출전해 시즌을 불안하게 출발하기 보다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한 것도 맞다. 추신수의 경우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의 적극적인 태도와 비교해 대표팀에 대해 달라진 모습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2006년 WBC에서는 '4강 진출 시 병역특례' 조항을 신설했다. 결국 4강에 진출, 병역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다른 종목 선수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WBC 4강 병역혜택 조항은 없어졌다. 때문에 2009년 WBC에서 준우승을 했지만, 군입대 면제는 받지 못했다. KBO에서는 부랴부랴 WBC대회 기간 중 FA등록 일수를 삭감해주는 대안을 마련했지만 그렇게 커다란 효과는 없었다.
애국심만으로 WBC 출전을 강조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한국야구의 입장에서 보자면 매우 고민스럽다. WBC의 호성적은 여전히 국내야구 발전의 필요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700만 관중을 돌파했지만, 국내프로야구는 또 다른 도약점이 필요하다. 10구단 창단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하향평준화와 선수수급의 난항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WBC는 '양날의 칼'이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 또 다른 도약점이 된다. 문제는 그렇지 못할 경우 예전 WBC 효과가 부메랑으로 돌아와 야구팬이 한국야구 수준의 전반을 다시 냉정하게 볼 수 있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WBC의 딜레마'를 풀기 위해서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 되면 또 다시 수많은 선수들이 '애국심'을 발휘할 것이다. 하지만 병역 특례가 없는 WBC의 경우에는 역시 '찬밥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아시안게임과 WBC 출전을 연계시키는 식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대표팀 선수들이 특별한 부상이 없는 한 WBC도 출전해야 한다'와 같은 로컬룰을 만들어놓는 방법도 생각해 볼 만하다. 물론 다소 기계적이긴 하다. 하지만 앞으로 WBC 출전에 대한 문제는 대회가 없어지지 않는 한 계속 생겨날 것이다. 출전 여부를 선수 개개인의 의지로 묶어둘 순 없다. 대표팀에서 맹활약하는 문제는 선수 개인의 의지에 달렸지만,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여러가지 변수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