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5인 로테이션이 시작된다. 류현진의 자리는 여전히 '2선발'이다. 선발 순서 조정은 없는 걸까?
LA다저스가 5선발 체제를 가동한다. 예상보다 빠른 페이스다. 손가락 부상으로 개막 로테이션 합류가 불발됐던 채드 빌링슬리가 돌아온다.
다저스는 오는 11일(이하 한국시각) 샌디에이고와의 원정경기에 빌링슬리를 선발등판시킨다고 밝혔다. 3선발 조시 베켓 다음이다. 샌디에이고 3연전에는 베켓과 빌링슬리, 그리고 잭 그레인키가 차례로 나선다.
사실 다저스는 이번주까지 4선발 체제로 팀을 운영할 수 있었다. 중간에 휴식일이 껴있어 4명의 선발투수 모두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하는 일정이었다. 5선발 체제가 반드시 필요한 시기는 다음주부터였다.
돌아온 빌링슬리는 베켓 다음 자리에 위치하게 됐다. 지난 5일 구단의 싱글A팀인 란초 쿠카몽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4실점(3자책)한 빌링슬리는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는 상태. 5선발 체제 조기 가동은 빌링슬리의 등판 스케줄까지 고려한 조치다.
빌링슬리가 돌아왔음에도 류현진의 자리엔 변함이 없다. 지난 8일 2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한 류현진의 입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오는 14일 애리조나 원정 3연전의 두번째 경기 선발등판이 유력한 상태다.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 베켓으로 이어지는 1~3선발 순서 그대로다.
당초 다저스는 빌링슬리의 합류 시점에 맞춰 선발로테이션을 조정할 것으로 보였다. 현재 다저스 로테이션을 보면 1,2선발이 좌완인 커쇼와 류현진이고, 3~4선발은 우완인 베켓과 그레인키다. 사실 선발진에는 좌-우를 교차로 편성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전날 왼손투수의 공을 본 상대팀 타선 입장에선 다음날 또다시 좌완과 상대하는 게 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 류현진의 순서 조정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류현진이 첫 승을 거둔 8일 피츠버그전 이후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은 팀내에서 경쟁하고 있다. 경쟁은 당연하다. 우리 선발진이 선의의 경쟁을 펼침으로써 팀 전체가 동반 상승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커쇼는 커쇼, 그레인키는 그레인키, 그리고 류현진은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그만의 스타일로 던지면 된다"고 덧붙였다.
경쟁. 스프링캠프 시작부터 강조했던 부분이다. 매팅리 감독은 캠프 초반 류현진에 대해 "선발투수 8명 중 한 명일 뿐"이라며 분발을 촉구한 바 있다. 중요한 포인트는 류현진에게 '마이 웨이(My way)'를 강조한 부분이다.
매팅리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선발등판 사이 불펜피칭을 거르는 류현진의 패턴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이는 통상적인 투수들의 루틴(routine)에 완전히 어긋난 모습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이 한국에서 팀 사정상 경기수에 비해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했고,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어 자기만의 팔꿈치 보호책이라는 얘길 들은 뒤 금세 수긍했다. 시범경기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자신만의 방법을 유지해도 좋다고 OK사인을 보냈다.
그리고 류현진은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시범경기 내내 메이저리그식 5일 로테이션에 충분히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개막 후엔 2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매팅리 감독은 "와우(wow)~!"라는 감탄사와 함께 '겨우' 두 경기만에 빅리그 승리를 거둔 점을 강조했다.
다저스는 일단 시즌 초반은 류현진을 커쇼 뒤에 배치한 로테이션 그대로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 도중에 누군가의 부상이나 경미한 통증이 발생해 로테이션 조정이 이뤄지면, 당초 예상대로 좌-우 교차가 가능할 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있는 류현진을 굳이 건드리지 않는 게 나을 수 있다.
류현진은 자신의 스타일로 메이저리그에 금세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저스 역시 류현진에게 '믿음'으로 화답하고 있다. 5선발 체제에도 류현진의 선발 순서 조정이 없는 게 바로 그 증거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