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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체질과 불펜 체질, 정말 있을까.
불펜으로 간 뒤엔 이상하게 세이브 상황이 오지 않았다. 처음 불펜으로 나온 6일 창원 SK전에선 ⅓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사실 이날은 이재학의 선발 복귀가 결정된 날이었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 "긴 이닝을 던질 테니 준비해라. 다시 선발로 간다"는 말을 들었다고.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리자마자 다시 선발 전환이었다. 느낌은 어땠을까.
이재학은 "솔직히 잘 던졌던 위치로 다시 가니까 편안하긴 하다. 하지만 믿고 맡겨주신 만큼, 내가 잘 했어야 한다. 뒤에서 너무 못 해서 많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세이브 상황은 없었지만, 팀의 뒷문을 제대로 책임지지 못한 것 같아 자책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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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새로운 자리에 적응될 만 하니, 다시 예전 자리로 옮기게 됐다.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한 이재학의 증언으로 선발과 불펜투수의 차이점을 재구성해봤다.
이재학의 경우, 완벽한 '선발 체질'이다. 피칭 스타일이 그렇다. 이재학은 "선발은 맞혀 잡기도 하고, 타이밍을 뺏어 가면서도 던질 수 있다. 힘을 빼서 던지다가도 위기가 오면 세게 던지는 식으로 강약 조절이 있다. 긴 이닝을 던져야 하기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흔히 알 수 있는 선발투수의 스타일. 여기에 이재학은 "그런데 불펜투수는 1~2점차 상황에서 집중해, 상대를 구위로 제압해야 한다. 때론 상대를 유인해 가면서 던져야 하는데 불펜에선 그게 되지 않았다. 나도 힘으로 던졌다"고 덧붙였다.
이재학은 시즌 초반 제구에 고전할 때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자신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결국 힘을 빼고 던지면서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불펜으로 가니, 다시 힘으로 던지는 피칭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특유의 코너워크 대신 한복판으로 공이 몰렸다. 공에 힘이 생길 지라도, 오히려 치기는 더 쉬운 공이 된 것이다.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한 상대에겐 맞아나갈 수밖에 없었다. 이재학의 실점 패턴을 보자. 첫 등판의 경우, SK는 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격에 시동을 걸고 있었다. KIA는 동점 상황 그것도 2사 후에 안타 2개를 때려내며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모두 타석에 선 타자들의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다.
9개 구단 마무리투수를 보면, 구위로 윽박지르는 유형이 대다수다. 굳이 150㎞를 던지지 않더라도, 묵직한 공을 던지기 마련이다. 이재학과 같은 사이드암투수인 롯데 김성배 정도가 예외다. 김성배의 경우, 슬라이더가 140㎞대 초반의 직구 구속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 각도까지 좋다. 여기에 잠수함 투수론 드물게 포크볼까지 구사한다.
물론 이재학이 상대를 꾀어내는 데 실패한 건 낯선 자리에서 겪은 '경험 부족'이 가장 클 것이다. 하지만 최근 마무리투수의 트렌드는 '구위'다. 한복판으로 150㎞대 돌직구를 던지는 오승환이 아니라면, 힘을 써서 던지되 컨트롤하는 법까지 알아야 한다. 강약조절의 리듬이 생명과도 같은 선발투수와는 출발점부터 다른 것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