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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진심이 통하는데 1년이 넘게 걸렸다.
FA 시장이 열리고,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의 포스팅이 시작되면서 양측간 협상은 장기화 조짐을 보였다. 새해 들어서는 ESPN, CBS 등 유력 언론들이 '다저스가 어떤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커쇼는 올해 1년만 뛰고 FA 시장으로 뛰쳐나갈 것'이라는 부정적인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커쇼는 최근 연봉조정 신청을 하면서 분위기를 어둡게 몰고 갔다.
그러나 16일(이하 한국시각) 주위의 예상과 달리 다저스와 커쇼는 보란 듯 '7년, 2억1500만달러'라는 작품을 공개했다. 이날 새벽 FOX스포츠와 ESPN은 '다저스는 연봉조정 액수 교환일인 18일 이전 커쇼와의 장기계약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보도하며 양측간 합의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커쇼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평균연봉 3000만달러를 받는 선수가 됐다. 다저스는 지난 98년 케빈 브라운을 메이저리그 첫 1억달러 선수로 만들어준데 이어 이번에는 커쇼를 통해 연봉 역사에 또다른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해 류현진이 안타를 칠 때 팔을 뻗어 소리를 지르며 파이팅을 돋워주는 그의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커쇼는 벤치에 있을 때와 마운드에서의 자세가 확연히 다르다. 그는 등판하는 날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마운드에서도 표정의 변화가 없고, 집중하려는 모습만 보인다. 전형적인 '승부사'의 모습이다. 왼손을 최대한 감추면서 몸을 끌고 나와 공을 던지는 폼은 다소 투박해 보여도, 타자들이 타이밍 잡기를 아주 어렵게 만들고 승부사의 기질까지 엿보인다.
커쇼가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은 그라운드에서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1년초 그는 아내와 함께 댈러스에 본부를 둔 봉사단체 'Arise Africa'의 일원으로 잠비아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다. 텍사스주 출신이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메이저리그 생활이 안정기에 접어들자 자선활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굶주리고 질병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목격한 그는 귀국후 잠비아에 고아원을 설립하기로 마음먹는다. 그해 그는 삼진 1개당 100달러씩 적립해 고아원 설립의 꿈을 펼치기로 했다. 그해 248개의 삼진을 잡은 커쇼는 적립금과 기타 자선활동 명목으로 모은 49만달러를 가지고 꿈을 실천했다. 고아원의 이름은 '희망의 집(Hope's Home)'으로 정했다. 매년 비시즌 그는 아내와 그곳을 방문한다. 2012년에는 아내와 함께 '믿음으로 살고, 스스로를 찾는 일들을 꿈꾼다(Live out your faith and Dreams on Whatever Field You Find Yourself)'는 제목의 책을 내기도 했다. 또 그해 '희생을 위한 삼진'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LA 지역 자선 활동에도 적극 참가했다. 이러한 활동이 널리 알려지면서 그는 2012년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을 받았다.
커쇼의 목표 역시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다저스는 이제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을 적어도 2018년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의 어깨로 다저스가 우승의 한을 풀지도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