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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투수들이 던지는 공. 멀찌감치서만 바라봐도 공포로 다가온다. 저 공을 혹시 맞기라도 한다면? 상상도 하기 싫은 장면이다. 그렇다면 야구 선수가 아닌 일반인이 타석에 들어서 투수들이 던지는 공을 직접 경험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정말 뒷걸음질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무서울까. 구속도 구속이지만 실제로 변화구는 눈에 보이게 뱀처럼 휘어져 들어올까. 궁금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LG의 전지훈련이 한창인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구장에서 그 궁금증을 풀어보기로 했다. 기자가 직접 불펜피칭 중인 투수들의 공을 타석에서 지켜봤다. 물론, 김기태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의 배려 속에 훈련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체험을 마쳤음을 알려둔다.
가장 먼저 최고참 투수 류택현. 포수가 짓궂게 "몸쪽"을 외치자 살짝 긴장이 된다. 그래도 절대 피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지나가는 찰나, 몸쪽으로 공이 슉하고 들어왔다. 정확한 몸쪽 스트라이크. 첫 공에 흠칫 놀랐지만 2개의 공을 더 보니 어느덧 적응이 된다. 놀라운 것은 같은 몸쪽으로 똑같이 3개의 공이 다 들어왔다는 사실. '아, 역시 프로투수라 마음 먹은대로 쉽게 공을 던지는구나' 생각했다. 믿음이 생기니 공도 크게 무섭지 않았다.
아. 선수들이 어느정도 힘으로 던졌길래 무서웠느냐고 궁금해 할 수도 있겠다. 신승현은 "80%의 힘으로 던졌다"고 밝혔다.
게임같이 휘는 슬라이더
우타자가 우완투수,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우완 잠수함 투수의 공을 치기 더 힘들다는게 정설이다. 왜 그런지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확실히 오른쪽 타석에 서서 공을 볼 때 가장 위협적인 투수는 신승현이었다. 몸 뒤에서 공이 몸을 향해 날아오는 듯 하다가 포수 미트에 꽂히기 때문에 두 다리에 힘이 꽉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슬라이더를 체험할 때 기가막혔다. 컴퓨터 게임을 하면 'ㄴ'자의 각도로 슬라이더가 표현되는 것을 자주볼 수 있다. 정말 그랬다. 공이 오다가 낫처럼 휘어지며 바깥쪽으로 흘러나갔다. TV 중계 화면에서 보던 것과는 천지차이였다.
류제국과 리오단의 체인지업도 일품이었다. 직구를 던지는 자세와 똑같은 자세에서 갑자기 공이 뚝 떨어져 들어오니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TV나 현장에서 볼 때 '구속 차이가 저렇게 나는데 왜 직구와 체인지업을 구분하지 못할까'의아했는데, 실제 지켜보니 체인지업도 처음 공이 날아오는 속도감, 궤적은 직구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특히, 많은 팬들이 궁금해할 새 외국인 투수 리오단의 경우, 전체적으로 투구폼이 부드럽고 제구가 굉장히 안정됐다는 느낌을 줬다.
타석이 아닌 포수 바로 뒤에서 지켜본 봉중근의 체인지업도 놀라웠다. 직구처럼 오던 공이 우타자 바깥쪽으로 뚝 하고 떨어져버렸다. 커브의 각도 역시 엄청났다. 왜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거듭날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오키나와(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