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1 인터뷰] 나성범 "결혼하면 야구 더 잘되겠죠?"

기사입력 2014-06-19 07:21



올시즌 가장 뜨거운 선수를 꼽자면, 아마 이 선수의 이름이 제일 먼저 나올 것 같다. 바로 NC 다이노스 외야수 나성범(25)이다.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는 선수들을 통해 궁금한 점을 풀어보는 스포츠조선의 '10대1 인터뷰'가 그를 만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성범은 18일 현재 타율 3할8푼8리(240타수 93안타) 16홈런 57타점을 기록중이다. 타율 2위에 최다안타 공동 1위, 타점 공동 3위에 올라있다. 리그 최정상급의 외야수로 발돋움했다.

성적만이 전부가 아니다. 인기 면에서도 으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16일 발표한 올스타전 팬 인기투표 1차 집계에서 최다 득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젠 NC를 넘어 전국구 스타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이 기세로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예비 엔트리(60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금까지 보여준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대표팀 승선도 꿈이 아니다.

이 모든 게 야수 전향 3년차 시즌에 이뤄낸 쾌거다. 연세대 시절 잘 나가던 좌완 파이어볼러였던 나성범은 NC 창단과 함께 프로에 입단해 김경문 감독의 권유로 포지션을 바꿨다. 투수에서 타자로의 변신 후 괴물 같은 성장세가 이어졌다. 앞서 투수 전향 후 성공한 이승엽, 추신수 못지 않은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1m83에 100㎏의 탄탄한 신체조건, 여기에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근육질의 몸은 한눈에도 '물건'임을 느껴지게 한다. 술, 담배는 입에 대지도 않는 '성실맨'인 그는 인터뷰 내내 우직한 답변을 이어갔다. 야구를 대하는 진지한 태도에서 평소 그의 마음가짐이 느껴졌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타자로 전향하고 1군에 데뷔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해 무엇을 느끼고 깨달았길래 올시즌 한 단계가 아닌 몇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는 건가.(넥센 박병호)

사실 작년엔 찬스 때 삼진 먹거나 못 치면, 벤치에서나 수비에 나가서도 그것만 생각했어요. '그때 왜 못 쳤을까' 자책만 했죠. 경기 끝나고도 계속 생각하고. 참 안 좋은 습관인데…. 이제 잘하든 못하든 빨리 잊어버리려고 해요. 작년과 달리 이번엔 캠프도 잘 마무리했고, 편하게 마음을 먹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붙었습니다. 병호형이야말로 모든 타자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다 갖추셨는데, 어떻게 매년 발전하시는 지 제가 더 궁금합니다. (엄지를 치켜 들며)외야에서 형 타격하시는 걸 보면 많이 도움이 되는데, 정말 대단해요.


-작년에 비해 성적이 많이 좋아졌는데, 비시즌 동안 두 번째 시즌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알고 싶어요.(한화 이태양)

준비보다는 생각하는 걸 많이 바꿔서 그런 것 같다. 너도 공이 많이 좋아졌더라(웃음). 올시즌 첫 경기(5월 27일, 3이닝 7실점) 땐 흔들리면서 표정이 좋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지난 등판(6월 13일, 7이닝 2실점) 땐 공 하나 하나를 던질 때마다 신중하게 던지더라. 많은 경기를 보지 못했지만, 최고의 피칭이었던 것 같다. 생각하는 걸 바꾸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 그렇지?


NC와 한화의 주말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무사 1루 NC 나성범이 우익수 앞 안타를 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14.06.13/
-투타 겸업을 했는데, 프로에서 야수로 뛰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두산 정수빈)

아직 경험이 많이 없어서 각 구단 투수들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힘든 것 같다. 또 매일 경기에 나서는 야수들은 많은 경기를 하잖아. 나 같은 경우엔 몸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것 같아. 몸상태가 하루마다 왔다 갔다 하는데 그게 제일 힘든 것 같다. 또 1군의 실력이 높다는 걸 느꼈어. 순간 순간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가 다른 것 같아.

-투수와 타자의 모든 훈련을 경험해본 경험자로서 차이점과 각각의 부러운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NC 박민우)

(잠시 고민한 뒤)프로에 와서 투수는 안 해봐서 잘 모르겠다. 하지만 타자는 워낙 훈련을 많이 해서 부러운 건 없어. 많이 하면 할 수록 도움이 되니까. 그래도 5일에 한 번 던지는 선발투수는 4일이나 준비 시간이 있어서 부럽기도 하다. 몸이 안 좋으면 쉴 수 있다는 것 정도? 타자는 다음날 또 경기를 해야 하니 힘들어도 정신 없이 매일 뛰잖아.

-정말 다시 투수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미련은 없는지 궁금하다.(삼성 장원삼, LG 유원상 등 다수)

솔직히 말하면, 한 번쯤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은 간혹 해요. 하지만 요즘 투수들이 타구에 맞는 부상을 입는 걸 보면 참…. 던지다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 올텐데 다치기는 싫어요. 작년에 부상 때문에 후회도 했고, 몸 관리를 철저히 해야겠다고 생각해서요. 내 본업도 아닌 포지션을 했다가 다치면 안 되잖아요. 지금 타자로 잘 되고 있어서 그런지 미련은 없습니다. 그래도 야수로 못했으면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웃음).

-내가 강속구 투수가 아니라서 그런지 네가 대학 때 강속구를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금 3년째인데 투수로 입단했다면 지금 어느 정도 성적을 올리고 있을까.(삼성 장원삼)

사실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강속구 투수라고 해도 장점이 그것 외엔 없어서(웃음). 프로면 변화구도 잘 던져야 하고, 여러 가지를 잘 해야 하잖아요. 전 변화구 구사 능력이 직구에 비해 많이 떨어졌어요. 제가 지금 타석에 들어섰을 때, 상대 투수가 빠른 공만 던진다고 생각하면 많이 쉬울 것 같아요. 성적 수치는 생각 안 해봤습니다.

-지금 마운드에 올라온 투수라고 가정하고 이호준 선배와 테임즈를 어떻게 공략할지 전략을 알려달라.(SK 이재원)

이호준 선배님이 평소에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노림수가 워낙 좋으시잖아요. 주자 상황이나 카운트, 포수 특성에 따라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전 아직 공 보고 공 치기지만(웃음). 만약에 상대한다면, 선배님 생각에 역으로 가야겠죠. 워낙 컨택트 능력이 좋아 몰리면 장타가 나오니, 스트라이크보단 볼을 많이 던질 것 같아요. 테임즈는 어퍼스윙이라 떨어지는 변화구를 잘 치는데…. 몸쪽도 잘 치니 바깥쪽으로 공략할 것 같아요. 두 타자 모두 무조건 어렵게 가야겠죠.


NC 다이노스 나성범 10대1 인터뷰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14.06.13/
-학창 시절에는 마른 체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현재는 상당히 탄탄한 몸을 자랑한다. 어떻게 몸을 불렸고, 유지하는지 궁금하다.(롯데 손아섭)

사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큰 체구는 아니었어요. 부모님께서 신경 써주셔서 많이 먹은 게 나중에 도움이 됐나봐요(웃음). 사실 대학교 2학년 올라갈 때 아킬레스건 염증이 와서 한 달 정도 쉰 적이 있는데, 그때 감독님께서 트레이너 한 분 붙여주시고 헬스만 해서 힘을 비축하라고 하셨어요. 그때 웨이트 트레이닝을 정말 열심히 한 것 같아요. 프로 와서는 캠프 때 많이 했어요. 시즌 중엔 많은 무게를 못 들고, 가벼운 걸 많이 드는 식으로 해요.

-시즌 중에는 보통 근육이 빠지는데 지난번 마산에서 보니 오히려 몸집이 더 커졌더라! 도대체 웨이트를 얼마나 하나?(넥센 서건창), 저 같은 경우 이제 2년차로 날씨가 더워지면 체력적으로 힘든데, 어떻게 관리를 하는지 궁금합니다. 노하우 알고 싶어요.(KIA 박준표)

사실 다들 지쳐가는 지금 같은 시기에 웨이트까지 꾸준히 하긴 힘들잖아. 난 웨이트보다 쉴 때 잘 쉬어야 한다고 생각해. 운동할 땐 빵빵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운동을 하고 쉴 때 근육이 커진다. 쉬면서 얼마나 영양분을 섭취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 잘 먹어야지. 쉬는 게 정말 중요한데 잘 쉬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은 것 같아.

-예전 대표팀 때 보면 아침식사를 꼭 하더라. 같이 먹을 사람 없어 나를 항상 끌고 갔는데. 지금도 아침밥을 챙겨 먹나. 그리고 요즘도 다른 사람 끌고 가냐?(삼성 박해민)

해민아, 그걸 기억하냐(웃음). 요샌 먹을 때도 있고, 안 먹을 때도 있다. 전날 늦게 끝나면 못 챙겨 먹고 그래. 먹게 되면 (권)희동이를 끌고 간다. 집에선 뒤처리가 귀찮아서 잘 안 해먹고…. 요샌 몸이 말이 아니다. 너도 힘들지? 잠이 보약인 것 같다.

-형! 나 요즘에 힘든 거 알죠? 칠 거면 차라리 안타를 치지. 꼭 그렇게 홈런을 쳤어야 했어요?(넥센 강윤구)

(나성범은 지난 5일 넥센전에서 5-5 동점이던 7회말 강윤구 상대로 시즌 16호 투런홈런을 날렸다) 솔직히 동점 상황이었고, 홈런 노릴 상황도 아니었다(웃음). 홈런 치려고 치는 타자가 많나? 치다 보니 좋은 타구가 나왔을 뿐이다. 솔직히 작년에 너한테 많이 약했다. 올해는 나뿐만 아니라 다들 네 공을 잘 치고 있다. 상대도 다 이기려고 하는 것이니,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라. 맞혀 잡는 스타일로 던지면 더 좋지 않을까?


NC와 한화의 주말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1사 만루 NC 권희동의 밀어내기 볼넷때 홈을 밟은 나성범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14.06.13/
-나성범이라면 40-40도 가능하다고 보는데 본인의 목표는?(LG 윤지웅)

형, 주변에서 그런 말도 해주시는데 아직 모르겠어요. 의식하면 더 안 될 것 같고…. 무엇보다 팀이 우선이잖아요. 팀이 돼야 저도 성적이 나니까 개인 목표가 우선이 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케이스라 이승엽 선배와 추신수랑 비교된다. 파워를 중시하는 홈런타자 이승엽 선배와 5툴을 지향하는 추신수 중 어떤 스타일을 닮고 싶은가.(SK 조동화)

추신수 선배가 제 스타일과 더 맞는 것 같아요. 전 아직 이승엽 선배처럼 홈런을 치는 정도는 아닌데…. 또 여러 부문에서 꾸준히 잘 하고 싶어요. 추신수 선배는 같은 외야수기도 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나성범과 대결할 때 과거 트리플A에서 추신수와 대결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것에 대해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롯데 송승준)

(놀라며)그렇게 비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추신수 선배만큼의 클래스는 아닌데…. 전 아직 배우는 과정이에요. 많은 투수들을 상대하면서 경험을 쌓는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인상 깊게 보고 있다. 앞으로 더 성장해 FA가 되면 메이저리그에서 러브콜이 올 것 같다. 좋아하는 팀은 어디이고, 만약 가게 된다면 잘 할 자신이 있는지 궁금하다.(한화 피에)

외국선수들과 경기 중에 만나면 인사를 하는 편인데 피에와는 한 번도 얘기를 해보지 못했다. 기회 되면 인사를 하고 싶다. 그렇게 봐줘서 정말 고맙다. 아직 난 루키이고 경험이 부족하다. 메이저리그는 한국에서도 톱클래스에 드는 선수만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먼 미래 일이다. 거론하기 이르다. 경험을 쌓는데 집중하고 싶다. 좋아하는 팀은 많은데, 굳이 꼽자면 LA 다저스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웃음).

-프로선수는 결혼과 배우자도 중요하다. 결혼은 언제 할 계획인가. 그리고 이상형이 있다면.(두산 홍성흔)

지금 그런 말을 많이 듣고 있어요. 선배님들께서 하려면 빨리 하고, 늦게 하려면 야구를 좀더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자랑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노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빨리 가정을 꾸리고 싶습니다. 행복한 가정 안에서 야구 열심히 하는 아빠가 되고 싶어요. 이상형은 사실 여자친구가 있어서요. 여자친구가 이상형에 제일 가까워요. 남들은 잡혀 산다고 하는데…(웃음), 결혼하면 야구가 더 잘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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