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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봐서 아니까 그렇게 강하게 질책한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넥센은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3연전 첫 경기에서 상대 정성훈에게 역전 결승 투런포를 맞고 3대4로 아쉽게 패했다. 문제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찬스를 얻었다는 점. 선두로 나온 대타 이택근이 볼넷을 얻어냈고, 염 감독은 1점을 뽑아내기 위해 발이 빠른 대주자 유재신을 투입했다. 하지만 유재신이 초구에 도루를 시도하다 2루에 아웃이 되고 말았다.
단순히 주자가 도루를 시도하다 죽었다고 문책을 할 수는 없다. 문제는 유재신이 접전 상황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대신 다리부터 들어갔다는 점이다. 0.1초로 살고 죽느냐가 갈리는 도루 상황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면 공중에서 공을 잡은 야수의 글러브가 태그할 때까지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걸리게 된다. 때문에 2루 도루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지 않는 선수는 거의 없다. 하지만 유재신이 방심을 했다. 다리부터 들어가다 상대 태그에 정확히 걸렸다. 본인은 아쉬운 마음에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자는 사인을 보냈고, 염 감독이 비디오 판독까지 요청했지만 결과는 아웃이었다.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이후 유한준-박병호-강정호 등 강타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정말 아쉬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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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염 감독은 유재신을 감쌌다. 염 감독은 "재신이는 그 주루 플레이 능력 하나로 1군에 있는 선수가 맞다"면서 "내가 현역 시절 해봐서 아니까 강하게 얘기를 한 것이다. 나도 재신이 같은 선수를 오히려 더 감싸주고 아껴주고 싶다"고 말했다. 염 감독도 현역 시절 타격에서는 뛰어난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수비와 주루 플레이 등으로 팀에 소금과 같은 역할을 했던 선수였다. 어떻게 보면 젊은 시절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한 선수가 더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더욱 강하게 키우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었다. 사자 어미는 새끼를 강하게 키우려 일찍부터 새끼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고 한다. 이번 염 감독과 유재신의 경우가 딱 그렇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