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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을 불문하고, '원 팀(One Team)'은 최근 단체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창단 4년차, 1군 3년차인 NC 다이노스는 이 기준으로 보면 빠르게 '강팀'의 반열에 올라섰다.
NC는 올해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국인 선수 1명 추가 보유 등 창단 특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 시즌 전 원종현 임창민 등 필승조의 이탈로 자랑이던 불펜이 약해졌다. NC를 5강 후보로 꼽는 이들은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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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이면 충분히 안타로 타점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호준은 2구째에 번트를 댔다. 정확히 타구의 스피드를 죽이는 희생번트. 완벽한 번트 타구이기에 놀랍기도 했지만, 타자가 이호준이었기에 더욱 놀라웠다.
이호준은 희생타가 통산 36개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커리어 초창기에 몰려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희생타는 단 5개. 2011년 3개를 끝으로 희생번트가 없다 지난해 5월 10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3년만에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실 본인이 해결해도 될 만한 상황. 하지만 이호준은 1사 3루를 만들어 자신의 타점 대신 팀이 추가점 확률을 높여놓고 덕아웃으로 물러났다. 공교롭게도 손시헌 타석 때 상대 포수의 포일이 나와 손쉽게 6점째를 올렸다.
'고참'의 품격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호준은 지난해 4번타자 위치에서 희생번트를 대 화제를 모았다. 벤치의 지시가 아닌, 스스로 댄 번트였다. 당시 NC는 시즌 첫 3연패의 위기 상황에서 이호준의 번트 이후 박정준의 적시타가 나와 승리할 수 있었다.
이호준이 선수단에 전한 메시지는 강렬했다. 연패 탈출을 위한 최고참의 희생, NC는 그렇게 연패에서 탈출했다. 올해도 개막 2연전에서 연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NC는 또 한 번 최고참의 희생으로 첫 승을 안았다. 주장 완장은 내려놓았지만, 여전히 그는 팀의 정신적 지주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