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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14일 목동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엄청난 드라마를 썼다. 5-9로 뒤지다, 9회에만 무려 6득점, 전세를 확 뒤집었다. 완벽한 반전 드라마였다.
두산은 끝까지 감출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시즌 막판 스와잭을 중간계투로 돌렸다. 타당한 결정이었다. 일단 스와잭이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중간계투로 활약했다는 점이 있었다. 강력한 패스트볼을 지녔기 때문에 1~2이닝 정도는 쉽게 공략당하지 않았다. 게다가 롱 릴리프로 던질 수도 있었다. 팀 입장에서도 선발진은 넘치는 상태였다. 기존의 니퍼트와 유희관 장원준 뿐만 아니라 이현호 허준혁 등이 있었다. 반면 불펜의 우완 투수는 노경은 윤명준 정도였다.
스와잭의 계투 전향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었다. 물론 두산은 스와잭의 활용에 대해 이중적 잣대를 가지고 있었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을 놓고 스와잭을 고려했다. 그러나 실전에서 쉽지 않았다. 1차전 계투로 나서 2이닝을 소화했던 스와잭은 2, 3차전 승부처에서 여차하면 투입될 수 있었다. 벤치는 그런 계산을 하고 있었다. 4선발은 이현호가 대기하고 있던 상태였다. 결국 스와잭의 4선발은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 '미끼'일 공산이 컸다.
그런데 스와잭은 시즌 막판 갑자기 오른 이두근(어깨와 팔꿈치 사이의 두 갈래 근육)을 다쳤다. 1차전 출전을 강행했다. 8회 등판 2이닝을 소화했다. 24개의 공을 던졌다. 경기가 끝난 뒤 스와잭은 두산 관계자에게 "손가락 힘이 많이 풀려서 슬라이더가 밋밋해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두산 측은 스와잭의 회복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스와잭은 김 감독에게 "도저히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굳이 스와잭의 공배을 드러낼 필요가 없었다. 포스트 시즌은 전쟁과 같다. 상대 전력의 공백이 생기면, 당연히 수싸움에서 유리해진다. 때문에 4차전 직전 까지도 김 감독은 "스와잭의 팔이 좋지 않다"고 얘기했지만, '나올 수 없는 상태'라는 얘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승부처에서 스와잭이 아닌 노경은이 나오자, 의문으로 가득찼다. 당연히 스와잭의 정확한 팔 상태가 더욱 의심스러웠다. 두산 측은 경기 중에도 스와잭의 상태에 대해 "이두근이 좋지 않은 상태다. 무리하면 1이닝은 던질 수 있지만 등판을 자제하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결국 두산의 준플레이오프가 확정된 뒤 스와잭의 정확한 상태가 밝혀졌다.
한국시리즈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럼 스와잭은 짐을 싸는 걸까. 그건 아니다.
스와잭의 이두근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한 것은 맞다. 여전히 정상적인 투구를 할 수 없는 상태다. 스와잭은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외국인 선수이기 때문에 자신의 팔을 완벽히 혹사하면서까지 뛰기는 쉽지 않다.
두산 측은 "지금 계속 부상을 치료 중이다. 스와잭이 빠지면 타격이 크다. 감독님이 말씀하신 '스와잭은 볼 수 없다'는 말은 아마 플레이오프에 한정된 말일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두산 측은 스와잭을 집중 치료하면서 설득하고 있는 과정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4차전 끝난 뒤 스와잭은 선수들과 함께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일단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는 제외된다. 단기간 내에 스와잭의 팔 부상이 회복될 수 없다.
그러나 만약 두산이 NC를 누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스와잭의 출전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물론 가능성이 높진 않다.
스와잭의 부상이 쉽게 낫는다는 보장이 없다. 정상 컨디션으로 끌어올리는 시간도 필요하다.
여기에서 의심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재계약이나 포스트 시즌 옵션을 놓고 스와잭이 부상을 핑계로 일부러 '태업'을 한다는 의심을 할 수도 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그런 것은 확실히 아니다. 스와잭은 정말 아프다. 쉽지 않지만, 계속 설득과 부상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만에 하나 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