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초대 '프리미어12'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사실상 일본야구기구(NPB)가 '2020년 도쿄올림픽 야구 재진입'의 목적을 가지고 만든 대회였기 때문에 우승이 당면과제였다. 이를 위해 엄청난 자금력을 동원했고, 그 '엔화 파워'로 이른바 '갑질'을 해댔다. 대회 일정과 선수단 이동, 심판 배정 등에서 일본에 유리하도록 엄청난 꼼수를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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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철옹성처럼 단단하던 일본 대표팀 '사무라이 재팬'의 위상에도 커다란 금이 가게 됐다. 앞으로 3-4위전을 남겨두고 있지만, 이런 상태라면 3위 확보를 장담할 수 없을 듯 하다.
가장 큰 이유는 고쿠보 일본 대표팀 감독의 성급함 때문이다. 고쿠보 감독은 한국과의 준결승을 치르기도 전에 이미 '결승전 선발'을 예고했다. 준결승 당일인 19일 낮에 일본 닛칸스포츠는 "사무라이 재팬이 다케다 쇼타를 결승전 선발로 18일에 이미 내정했다"고 보도했다. 선발의 결정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고쿠보 감독의 멘트가 없지만, 그가 이미 팀내에서 결승 진출을 기정사실화 했다는 걸 엿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일본이 오타니가 아닌 투수들이 나온 경기에서 꽤 고전했다는 점이다. 물론 B조 예선에서 5전 전승을 거뒀지만, 아슬아슬한 경기가 많았다. 예선 2차전인 11일 멕시코전에서는 9회초 5-5로 따라잡혔다가 9회말 나카타 쇼의 끝내기 안타 덕분에 이겼다. 12일 도미니카 전때도 7회까지 2-2로 고전하다가 8회에 결승점을 내 4대2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미국은 10대2로 쉽게 이겼지만, 베네수엘라를 상대로는 9회초까지 4-5로 끌려가다 9회말에 또 간신히 역전 끝내기 승을 거뒀다. 모두 오타니가 없이 치른 경기들이었다.
만약 미국과 멕시코의 준결승에서 멕시코가 탈락하게 된다면 일본으로서는 더욱 힘든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멕시코는 일본을 상대로 예선에서 지긴 했지만, 무척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자신감이 살아있는 상태다. 결국 개최국 일본은 3위를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에 빠진 셈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포토] 고쿠보 감독](https://www.sportschosun.com/article/html/2015/11/20/201511200100233100015579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