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혹사 감독이네요. 다 내 잘못입니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에게 우완 투수 조상우(22)는 '아픈 손가락'이자 '실수의 증거'인 듯 하다.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게 된 조상우의 이야기를 할 때마다 진한 아쉬움과 후회가 쏟아져 나온다.
염 감독은 심지어 "내가 혹사감독입니다"라고까지 말하며 스스로를 탓했다. 이미 팔꿈치 주두골 피로골절로 수술을 받기로 한 조상우가 추가로 인대접합 수술까지 받게되자 염 감독의 후회와 반성은 더욱 깊어졌다.
염 감독은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조상우의 추가적 인대접합 수술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염 감독은 "구단에서 발표한대로 조상우는 피로 골절 핀고정술외에 인대접합 수술까지 받게 됐다"면서 "어차피 올해 1년간은 완전히 재활에만 전념하게 할 생각이었다. 검진 결과 수술을 하는 게 더 좋다고 나와 선수를 위해서 아예 한꺼번에 받도록 정했다"고 밝혔다.
조상우는 올해 넥센의 선발로 일찌감치 낙점받고 스프링캠프를 통해 몸을 만들었다. 그런데 지난 2월26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나왔다가 불과 공 5개만 던진 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교체됐다. 이후 급히 한국에 돌아와 검사를 받은 결과, 팔꿈치 주두골 피로골절 진단이 나왔고, 핀으로 골절부위를 고정하는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넥센 구단은 9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핀 고정술에 추가해 인대접합 수술까지 받는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11일에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14일에 주두골 피로골절 핀 고정술을 또 받는다.
조상우의 이같은 수술 추가 소식에 염 감독은 크게 상심한 듯 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내가 '혹사감독'이 됐다. 비록 휴식과 등판 간격을 철저하게 지켰다고는 해도 지난해 조상우가 많은 이닝을 던지긴 했다. 결국 감독의 잘못이고,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염 감독은 자신의 '고정관념'이 화를 불렀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어차피 올해 조상우를 선발로 돌리면서 20경기 120이닝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5, 6월에 시작할 수 있도록 여유있게 맞추는 방법도 괜찮았을 것이다. 고정관념 때문에 정규시즌 개막에 맞추려 한 게 화근이었다. 천천히 준비했으면 조상우도 여유가 있었을 것이고, 그 사이 다른 선수들도 성장하는 계기가 됐을 텐데 무척 아쉽다"고 털어놨다. '조상우 케이스'로 인해 향후 염 감독의 투수 기용 방법이 더욱 신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