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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ML 전문가 인정 최형우, 첫 국대 부담 떨쳐라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3-01 06:08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과 호주대표팀의 평가전이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최형우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2.28/

"최형우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쿠바-호주와의 평가전을 모두 마쳤다. 한국은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호주와의 경기에서 8대3으로 승리하며 기분 좋게 공식 일정을 시작하게 됐다.

이날 호주는 한국에 비해 한 수 아래 실력이었다. 하지만 호주 존 디블 감독은 경기 후 "투수들의 구종 선택에서 문제가 있어 패했지만, 호주도 한국 못지 않게 좋은 팀"이라고 자신있는 모습을 보였다.

디블 감독은 2006년 1회 대회부터 이번 4회 대회까지 호주 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감독 경험도 있다. 2000년대 중후반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 플로리다 말린스 감독직을 수행했다. 감독이 아닐 때는 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스카우트로 일해왔다. 메이저리그 내 아시아 야구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선수 보는 눈이 있다.

그렇다면 디블 감독이 보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어땠을까. 스카우트 일을 해왔기에,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거나 얻을 선수들의 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디블 감독은 "한국팀 전체 전력 파악에도 힘을 쓰고 있었지만 경기에 아쉽게 패했다"고 하면서 "최형우(KIA 타이거즈)를 눈여겨봐왔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손아섭(롯데 자이언츠)도 주목할만한 선수"라고 강조했다. 최형우는 FA 자격을 얻어 KIA 타이거즈와 4년 100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 손아섭은 올시즌을 온전히 마치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디블 감독은 두 사람 외에도 "중견수(이용규·한화 이글스)는 움직임이 매우 빨랐다. 서건창(넥센 히어로즈)도 퍼포먼스가 좋았다"고 평했다. 이용규와 서건창은 테이블세터로 출전해 공-수 모두에서 호주를 괴롭혔다. 특히, 서건창은 5타수5안타2타점을 기록하며 대표팀 공격을 이끌었다.

결국 중심이 되는 인물은 최형우다. 대표팀 주축타자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연습경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두 차례 실전, 그리고 쿠바-호주 평가전 3경기 모두에서 단 1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하고 있다. 김인식 감독도 "방망이가 몇몇 선수는 터지고 어떤 선수는 안터진다. 그게 최형우인 것 같다"며 답답함을 표시했다.

하지만 평가전 성적과 관계 없이 최형우는 영향력 있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에게도 인정받는 최고 타자다. 결국 실력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첫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을 뿐이다. 부담을 털고, 남은 상무-경찰과의 평가전에서 가벼운 단타 하나만 쳐낸다면 금방 풀릴 수 있는 문제다. 연습경기 부진과 스카우트의 호평 사이, 최형우는 반전을 꾀할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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