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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대표팀, 어떻게 나아가야 정답일까.
원래 대표팀에 대한 이런 좋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되면, 감독이든 선수든 대표팀 합류를 부담스러워 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당장 내년에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이 있다. 감독은 몰라도 선수들은, 특히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선수들은 기를 쓰고 대표팀에 뽑히고 싶어할 것이다. 병역 혜택 당근이 있기 때문이다. 확실한 노선을 정해야 한다. 전력 상관 없이, 아예 병역 미필자들로만 팀을 구성하는 게 속시원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국가대표직을 병역 면제 혜택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걸로 비춰질 수 있어 부작용이 있다. 그렇다고 대표팀에 들고 싶다고 하는 선수들만 모두 뽑을 수도 없는 노릇. 어느정도 전력이 갖춰져야 금메달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2019년에는 프리미어12가 열린다. 그래도 프리미어12는 시즌 종료 후 개최되기에 선수들의 거부감이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는 2020년 도쿄 올림픽 때는 다시 한 번 국가대표 열풍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야구 종목이 부활돼 다시 한 번 병역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그 다음부터는 국가대표로서의 자부심, 책임감의 문제다. 만약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에서 병역 혜택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선수는 이에 만족해 다음 국가대표 합류에는 관심이 없을 수도 있고, 어떤 선수는 그 고마움에 나라를 위해 더 열심히 뛴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이제는 어떤 선수가 전자의 생각을 한다고 해도 욕할 필요 없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들의 의견도 존중하면 된다. 뛰기 싫은 선수를 억지로 넣는 것보다, 국가대표로 어떻게든 활약해보고 싶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 그리고 자신의 선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몸을 불사르는 선수들을 우리가 진정한 국가대표로 숭고히 대접하면 된다. 혜택만 받고 그 후에는 자기 이익만 챙기는 선수들은, 관계자와 팬들이 그만큼의 대접만 해주면 된다. 사실 지금도 그런 느낌을 주는 선수들이 몇몇 있다. 프로 리그에서 아무리 날고 기는 선수라도, 이 선수가 국가대표이냐 아니냐에 따라 팬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게 현실적이 방법이다.
이번 미국 WBC 대표팀 1선발 크리스 아처(탬파베이 레이스)는 "나는 대표팀에 참여하고 싶은 동료들과 함께해서 기쁘다. 만약 대표팀 참여에 득실을 따질 거라면 그냥 집에 있으면 된다. 나와 동료들은 그저 미국을 대표하고 싶을 뿐"이라고 인터뷰 했다. 많은 스타급 선수들이 시즌 준비를 이유로 WBC 참가 거부를 한 것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이다. 우리 대표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