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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8이닝 무실점' 켈리의 무승, 또 불운에 울었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7-04-12 22:51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SK 켈리와 롯데 레일리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SK 켈리가 8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마운드를내려오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4.12

SK 와이번스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가 다시 한 번 불운에 울었다. 이번에는 8이닝 무실점으로 올 시즌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승리도 눈앞에 있었다. 하지만 구원 등판한 서진용이 실점하며 승리도 날아갔다. 3경기 연속 무승이다.

켈리는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6안타 1볼넷 11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켈리는 8이닝 동안 투구수 101개를 기록했다. 완투도 가능한 개수였다. 그러나 SK는 9회 마무리 서진용을 올렸고, 동점을 허용했다. 팀은 12회 접전 끝에 2대1로 이겼다. 연패를 피하는 귀중한 승리였다. 하지만 에이스 켈리의 첫 승은 나오지 않고 있다.

켈리는 이미 KBO리그에서 검정을 마친 투수다. 2015년 처음 KBO리그에서 데뷔해 두 시즌 동안 61경기에서 20승18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381⅓이닝을 투구하며, 2년 간 KBO에서 4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지난해 200⅓이닝을 던졌을 정도로 꾸준했다. 한 감독은 "켈리가 한국에서 던지면서 더 좋아진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능력만 본다면 팀 에이스 그 이상이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였다. 올해 85만달러에 계약했을 때도 생각보다 적은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바로 켈리의 승수였다. 평균자책점 3.89로 좋은 성적을 냈음에도 20승에 불과했다. 적은 이닝을 투구했던 것도 아니다. 켈리는 2년 간 퀄리티스타트 37회로 리그 3위, 퀄리티스타트 플러스가 21회로 6위였다. 선발 투수 역할을 잘 해내고도 승운은 따르지 않았다. 불운으로 인해 '켈크라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지난 2년 간 득점 지원은 3.57점에 불과했다. 올 시즌도 첫 2경기에서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건재함을 과시했으나, 승리는 없었다.

3번째 등판에선 불운을 스스로 끊는 듯 했다. 그러나 9회 눈물을 흘렸다. 켈리는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삼진 11개를 뽑아냈다. 켈리는 2016년 8월 12일 인천 kt 위즈전에서 10삼진을 잡은 것이 한 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개인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150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에 서클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으니 롯데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투구수 관리도 거의 완벽했다. 상대 선발 브룩스 레일리도 7이닝(투구수 100개)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으나 켈리가 더 위력적이었다. 그럼에도 켈리의 첫 승은 눈앞에서 사라졌다.

켈리는 이렇다 할 큰 위기도 맞지 않았다. 1회 손아섭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후 김문호, 앤디 번즈를 연속 삼진으로 잡았다. 완벽히 제구된 커브, 패스트볼이었다. 2회 1사 후 최준석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강민호를 6-4-3 병살타로 막았다. 2회 세 타자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공은 단 3개였다. 3회에는 안타, 포수 이재원의 패스트볼로 2사 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손아섭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위기 때 마다 땅볼 유도 능력이 돋보였다. 4회 1사 후 번즈의 중전 안타로 다시 위기. 이대호를 6-4-3 병살타로 막았다. SK는 4회말 상대 실책을 틈 타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켈리의 공은 위력을 더했다. 5회초 1사 후 2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동점 위기였으나, 문규현, 신본기를 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6회에도 서클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삼아 삼진 2개를 추가했다. 7회와 8회에도 삼진 2개씩을 뽑았다.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으로 결정구도 다양했다.

켈리는 8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아웃카운트 3개면 켈리의 시즌 첫 승. 그러나 9회 등판한 마무리 서진용이 3안타를 맞고, 1-1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1득점 지원을 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SK 타자들과 서진용은 켈리를 돕지 못했다. 켈리는 완벽한 피칭, 개인 1경기 최다 삼진에도 웃지 못했다. 켈리의 시즌 첫 승은 아득하기만 하다.


인천=선수민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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