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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가 다시 한 번 불운에 울었다. 이번에는 8이닝 무실점으로 올 시즌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승리도 눈앞에 있었다. 하지만 구원 등판한 서진용이 실점하며 승리도 날아갔다. 3경기 연속 무승이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바로 켈리의 승수였다. 평균자책점 3.89로 좋은 성적을 냈음에도 20승에 불과했다. 적은 이닝을 투구했던 것도 아니다. 켈리는 2년 간 퀄리티스타트 37회로 리그 3위, 퀄리티스타트 플러스가 21회로 6위였다. 선발 투수 역할을 잘 해내고도 승운은 따르지 않았다. 불운으로 인해 '켈크라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지난 2년 간 득점 지원은 3.57점에 불과했다. 올 시즌도 첫 2경기에서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건재함을 과시했으나, 승리는 없었다.
3번째 등판에선 불운을 스스로 끊는 듯 했다. 그러나 9회 눈물을 흘렸다. 켈리는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삼진 11개를 뽑아냈다. 켈리는 2016년 8월 12일 인천 kt 위즈전에서 10삼진을 잡은 것이 한 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개인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150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에 서클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으니 롯데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투구수 관리도 거의 완벽했다. 상대 선발 브룩스 레일리도 7이닝(투구수 100개)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으나 켈리가 더 위력적이었다. 그럼에도 켈리의 첫 승은 눈앞에서 사라졌다.
위기 때 마다 땅볼 유도 능력이 돋보였다. 4회 1사 후 번즈의 중전 안타로 다시 위기. 이대호를 6-4-3 병살타로 막았다. SK는 4회말 상대 실책을 틈 타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켈리의 공은 위력을 더했다. 5회초 1사 후 2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동점 위기였으나, 문규현, 신본기를 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6회에도 서클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삼아 삼진 2개를 추가했다. 7회와 8회에도 삼진 2개씩을 뽑았다.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으로 결정구도 다양했다.
켈리는 8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아웃카운트 3개면 켈리의 시즌 첫 승. 그러나 9회 등판한 마무리 서진용이 3안타를 맞고, 1-1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1득점 지원을 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SK 타자들과 서진용은 켈리를 돕지 못했다. 켈리는 완벽한 피칭, 개인 1경기 최다 삼진에도 웃지 못했다. 켈리의 시즌 첫 승은 아득하기만 하다.
인천=선수민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