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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격려의 말도 부담스런 삼성 다린 러프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4-13 01:59


◇삼성 외국인타자 다린 러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요즘 경기전 삼성 라이온즈 덕아웃에서 가장 많이 언급이 잦은 이름은 외국인타자 다린 러프다. 110만달러를 주고 영입한 메이저리그 출신 거포. 기대감을 갖고 야심차게 데려왔는데 시즌 초반 극도로 부진하다.

러프는 지난 12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구 홈게임에서 4경기만에 안타 1개를 추가했다. 올시즌 타율 1할8리(37타수 4안타)에 2홈런 4타점이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러프가 너무 부진하자 이날 타순조정 카드를 조심스럽게 꺼내들었다. 러프를 4번에서 7번으로 이동시켰다. 김 감독은 "러프가 좀더 편안하게 경기에 임하라는 뜻에서 조정했다. 러프의 스윙은 나쁘지 않다. 문제는 조급함이다. KBO리그에 적응이 덜된 상태에서 마음만 급하다보니 볼을 따라다닌다"고 말했다. 받쳐놓고 스윙을 하지 못하다보니 특히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낮은 슬라이더에 속수무책이다. 선구안 약점이 뻔히 보이니 상대 투수들은 더욱 정면승부를 꺼린다. 대신 유인구만 던진다. 그럴 때마다 러프는 헛방망이를 돌린다.

최근 들어 러프 본인도 심난하다. 코칭스태프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지나가면서 "러프 파이팅", "힘내"라는 말을 툭툭 건넨다. 러프는 구단관계자에게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의 따뜻한 마음을 모를 리 있겠나. 더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러프 본인도 자신이 고액연봉자이고 외국인 선수에 거는 KBO리그의 기대치를 잘 알고 있다. 성실하게 훈련하며 노력을 기울이지만 결과는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는다.

김 감독은 "스트라이크존 확대 영향도 있는 것 같다. 러프가 좀더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할 정도로 자신만의 주무기가 있는 선수다. 조만간 좋아질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러프는 2009년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로부터 20라운드 지명으로 프로에 발을 디뎠다. 입단 후 줄곧 필라델피아 메이저(필리스)와 마이너스에 뛰다 지난해말 LA다저스로 트레이드 됐다. 삼성은 지난해 러프가 필라델피아 산하 트리플A에서 20홈런을 기록할 때부터 주목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5시즌 동안 타율 2할4푼, 35홈런, 2루타 35개, 96타점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메이저리그 73경기에서 14홈런을 때리기도 했다. 만만하게볼 커리어가 아님에도 시즌 초반 너무 헤매고 있어 주위를 당황시키고 있다.

러프는 12일 경기에 앞서 방망이와 배팅 장갑을 바꾸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진탈출을 노렸지만 시원스런 반전을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구단 관계자는 "러프는 성격도 좋고 성실하다. 팀플레이의 중요성도 안다. 왠지 정이 가는 선수인데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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