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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2년 7개월만에 6이닝을 소화하며 선발로서의 입지를 넓혔다.
하지만 류현진은 삼진 7개를 잡아낸 반면 피홈런 3개로 4실점하는 '극과 극'의 피칭을 펼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체인지업이 위력을 발휘했으나, 걱정했던대로 직구의 구속과 공끝 움직임이 장타를 얻어맞은 원인이 됐다. 이 점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도 지적해 온 사항이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5회 투구를 마친 류현진의 6회 등판 여부를 놓고 허니컷 코치, 류현진 본인과 상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저스는 1-4로 뒤지고 있던 상황. 가능하다면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이닝수와 투구수를 늘려보라고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저스 스태프가 부상으로 2년 공백을 가진 류현진의 몸상태에 대해 이제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5회까지 84개의 공을 던져 이미 앞선 두 차례 등판서 기록한 투구수를 넘긴 류현진은 6회 13개의 공을 더 던졌다. 총 투구수는 97개였고, 직구 구속은 최고 92.2마일, 평균 89.4마일이었다.
특히 류현진은 여전히 안정적인 제구력과 뛰어난 변화구 구사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앞으로 볼배합에 대한 방법적인 측면을 좀더 가다듬는다면 롱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류현진의 실점은 모두 홈런에서 비롯됐다. 1회초 1사 2루서 놀란 아레나도에게 좌월 투런홈런을 얻어맞은 것도 볼배합에서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1B2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던진 90마일 직구가 너무 정직하게 가운데로 들어갔다. 위력을 발휘한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선택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4회에는 1사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트레버 스토리에게 솔로홈런을 내줬다. 역시 2구째 직구가 한복판으로 몰렸다. 흐름을 빼앗아 올 수 있는 경기 중반 삼진을 많이 당하는 스토리에게 한 방을 맞아 오히려 흐름을 더 내주고 말았다. 5회에는 아레나도와 다시 만나 힘으로 승부하려 한 것이 좌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3개의 피홈런 모두 볼배합이 아쉬웠다. 이날 류현진은 처음으로 포수 오스틴 반스와 호흡을 맞췄다.
류현진은 두 차례 타석에서 각각 희생번트, 우전안타를 기록하며 타격감도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알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