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굳이 스피드를 올릴 필요는 없다. 공끝 변화만 가지고도 충분하다."
지난해 13승11패, 평균자책점 4.30을 마크하며 LG의 주축 선발로 완벽하게 자리잡은 류제국은 올시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 이날 호투의 발판은 정교한 제구력과 공끝의 움직임이었다. 경기전 LG 양상문 감독은 류제국의 직구 속도가 예전만큼 나오지 않는다는 말에 "작년보다 안나오기는 하지만 굳이 스피드를 올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 지금처럼 공의 다양한 변화를 통해 승부해도 충분하다"며 믿음을 보였다.
류제국의 직구 스피드는 LG 입단 후 3~4년 동안은 140㎞ 초중반을 꾸준히 유지했다. 이날 류제국의 직구 최고 스피드는 140㎞, 평균 138㎞였다. 그러나 그의 직구는 '춤을 췄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코너워크와 강약 조절이 일품이었다. 여기에 주무기인 커브와 체인지업, 커터 등을 섞어던지며 삼진 7개를 잡아냈다.
2회에는 선두 김동엽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도루자로 잡아낸 뒤 한동민과 이재원을 범타로 막아냈다. 3회에는 박정권을 삼진, 김성현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은 뒤 박승욱을 볼넷으로 내보내고는 노수광을 136㎞ 몸쪽 직구로 루킹 삼진으로 솎아냈다. 4회에도 15개의 공을 던져 정진기 최 정 김동엽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5회에는 1사후 이재원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고, 박정권을 볼넷으로 출루시켜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김성현을 135㎞짜리 바깥쪽 직구를 스트라이크존으로 꽂아 삼진 처리한 뒤 박승욱을 풀카운트에서 137㎞ 아웃사이드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에도 류제국은 노수광을 1루수 땅볼로 잡은 뒤 정진기와 최 정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류제국은 9-0으로 앞선 7회초 마운드를 정찬헌에게 넘겼다. 류제국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LG 타자들은 13개의 안타로 9점을 뽑아내며 신바람을 냈다.
경기 후 류제국은 "타자들이 초반부터 점수를 많이 내줘서 편하게 던질수 있었고, 야수들이 안정적인 수비로 많이 도와주었다. 우리팀 모든 선수들이 잘 해줬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