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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인기팀의 첫 번째 조건은 관중이다. 홈 경기에 얼마나 많은 관중이 몰리느냐에 따라 팀 인기도를 알 수 있다. 또 다른 척도가 TV 시청률이다. 여러 사정에 따라 야구장을 찾아가 직접 응원하지는 못해도, TV를 보면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승리하기를 바라는 팬이 압도적인 다수다.
모든 방송사 관계자들이 KIA 타이거즈가 시청률 '원톱'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KBSN스포츠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한화 이글스와 KIA가 시청률 1위를 다퉜는데, 올해는 KIA가 원톱이다"고 했다. 올 시즌 벌어진 KBO리그 160경기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게임이 7일 열린 KIA-롯데전이었다. 이 경기를 중계한 KBSN스포츠 시청률이 2.28%까지 나왔다.
SBS스포츠 또한 비슷했다. SBS스포츠에서 중계한 경기 중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게 4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LG전. 시청률 2.03%를 기록했다. SBS스포츠 관계자는 "지난해 팀별 평균 시청률을 보면 KIA와 한화가 1.6%대로 거의 비슷했다. 올 해는 수치적으로 정확하게 계산을 하지는 않았지만 체감상 KIA가 확실히 가장 높다. 한화는 좀 많이 떨어지는 2위 정도로 보면 된다"고 했다.
이러한 인기에 방송사들은 1순위가 되면 매치업에 상관없이 무조건 KIA를 선택하고 있다. 시즌 초반엔 인기 팀들의 매치업에 따라 1순위 선택이 달랐는데, 최근에는 KIA가 부동의 톱이다. 상대팀의 인기도에 상관없이 KIA 경기를 우선 선택한다는 얘기다. SBS스포츠관계자는 "시즌 초반엔 데이터가 없어 지난해 시청률을 기준으로 선택을 한다. 이제 방송사 순번이 한바퀴 돌았고, 데이터가 쌓이면서 1순위 방송사가 KIA를 선택하고 있다"고 했다. MBC스포츠플러스 편성관계자 역시 "KIA가 원래 시청률이 잘 나오는 팀이었지만, 올해는 신드롬이라 할 정도로 엄청나다"고 했다.
이번주 KIA는 kt 위즈, SK 와이번스를 상대한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두 팀이지만 1순위 채널인 SKY스포츠는 주저없이 이 두 경기를 중계하기로 했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 지난 2년간 많은 이슈를 생산하면서 주목받았다. 이런 관심은 관중과 시청률에도 영향을 끼쳤고, 방송사가 사랑하는 팀이 됐다. 하지만 올해는 팬들의 관심이 많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성적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다행히 홈 관중은 평균 9549명으로 지난해(8484명)보다 13% 증가했다. KIA에 비해 시청률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방송사 선호도 2순위라고 한다.
영남권 라이벌 롯데와 삼성은 올 시즌 시청률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대호가 돌아온 롯데의 시청률이 높아진 반면, 삼성은 많이 내려갔다고 한다. 삼성은 지난해 9위에 그쳤지만 시청률이 나쁘진 않았다. 한화-삼성 매치업이 가장 좋은 시청률을 보였을 정도였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이 곤두박질치며 시청률이 추락했다. 방송사 선택에서도 후순위로 밀려났다. 반면 롯데가 이대호 효과를 누리며 KIA, 한화 다음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인기팀으로 분류되는 LG는 꾸준한 시청률이 나오는 '믿고 찍는 팀'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