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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떠나 '명품 투수전'이었다. 양 팀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고영표와 조상우는 선발로 얻은 기회를 착실히 잘 살리고 있다. kt는 외국인 투수들 외 국내 투수들 중 고영표가 현재 가장 믿음이 가는 선수다. 주 권과 정대현은 아직 기복이 있어 1,2군을 오르내리는 반면 고영표는 외국인 투수들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차분하고 성실한 성품 그리고 야구에 대한 욕심으로 올 시즌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발 경험은 올해가 사실상 처음이나 마찬가지지만, 장기적인 가능성을 재확인시켰다.
조상우도 비슷하다. 수술 후 복귀하는 만큼 우려되는 부분도 분명 있었다. 특히 한 시즌을 통째로 쉰 것은 경기 감각 회복에도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요소다.
두사람의 맞대결은 넥센이 4대3으로 승리하면서 조상우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조상우는 6이닝 2실점으로 개인 최다 이닝, 최다 투구수 기록을 다시 썼다. 선발로 존재감을 다시 확인했다.
반면 고영표는 패전 투수가 됐다. 두고두고 6회 실점이 아쉽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았다. 6회 실점 이후 7회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아웃카운트 6개를 추가로 잡았다. 임무를 끝까지 수행한 것이다.
수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