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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두산 베어스)이 이렇게 흔들릴 줄은 몰랐다. 늘 실점을 하더라도 많은 이닝을 소화해줬던 유희관이 18일에는 그런 모습조차 보여주지 못했다.
1회부터 실점을 했다. 이종욱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박민우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해 1사 1,2루 상황에서 박석민을 삼진으로 잡았다. 이어 포수 양의지가 이중도루를 시도하던 2루주자 이종욱을 잡기위해 공을 3루에 던졌지만 이 공을 3루수 최주환이 잡지 못하는 바람에 이종욱은 홈까지 들어오고 1루주자 박민우도 3루까지 오게 됐다. 이어 모창민이 중전 적시타를 때리며 2실점했다.
유희관은 3회에도 실점했다. 선두타자 이종욱이 유희관과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전 안타를 때렸고 이상호가 희생번트로 이종욱을 2루로 보냈다. 박민우는 중견수 뜬공 아웃시켰지만 박석민이 우측 담장까지 흐르는 2루타를 때리며 이종욱을 홈으로 불러들여 0-3이 됐다.
게다가 무사 1,3루 위기에서 모창민에게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짜리 3점 홈런을 허용해 이날 실점은 8점이 됐다. 물론 야수들도 실책을 4개나 기록해 유희관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했다.
하지만 유희관의 이같은 부진은 6월 들어 계속 이어지고 있어 문제가 더 크다. 5월까지 7번 기록했던 퀄리티스타트를 6월들어서는 한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전 세번의 등판에서 7⅔이닝 5자책, 6이닝 7자책, 6이닝 4자책으로 실점이 많았다. 그리고 급기야 18일 경기에서는 5이닝도 채우지 못한채 7자책점을 기록했다.
체력 저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유희관은 18일까지 리그에서 가장 많은 97이닝을 소화중이다. 같은 경기수(!4경기)를 기록중인 SK 와이번스 메릴 켈리보다 3⅔이닝을 더 던졌다. 김태형 감독도 18일 경기 전 "아무리 유희관이라도 힘은 들겠지"라고 했다. 유희관의 트레이드마크인 송곳같은 제구력도 점차 무뎌지고 있다. 이제 유희관을 관리해줄 시점이다.
잠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