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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5점대 육박 유희관, 장점은 어디로 사라졌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8-15 21:13


두산 베어스 유희관은 올시즌 피안타율이 3할을 넘고 최근 2경기 연속 난조를 보이면서 평균자책점도 5점대에 육박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제구력 투구가 제구가 안된다면 도리가 없다.

두산 베어스 좌완 유희관은 제구력 투수다. 구속은 최고 130㎞대 초반에 불과하지만, 직구,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4개 구종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며 타자를 요리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송곳 제구력과 발군의 완급 조절을 앞세워 4년 연속 10승, 합계 55승을 올렸다. 현역 최고의 좌완 반열에 오르게 한 무기는 바로 제구력, 그리고 체인지업이다. 그러나 올시즌 유희관은 시즌 내내 흔들리는 제구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유희관은 지난 15일 부산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이닝 8안타 7실점(5자책점)의 부진한 투구로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 9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5이닝 11안타 7실점으로 패전을 안은데 이어 2경기 연속 난조를 보였다. 올시즌 성적은 22경기서 8승4패, 평균자책점 4.99. 풀타임 선발로 자리잡은 이후 첫 5점대 평균자책점 위기에 놓였다.

전반기에도 기복이 심했던 유희관은 후반기 첫 3경기에서 합계 22이닝 8실점으로 제몫을 하다 이후 2경기에서 난타를 당했다. 그나마 투구수 100개를 무리없이 던지며 이닝을 끌고 가던 '이닝 이터'의 면모도 사라진 상황이다.

올시즌 유희관이 고전하는 이유는 뭘까. 자신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송곳 제구력, 즉 빈틈없는 코너워크가 말을 듣지 않고, 높은 코스에 공이 몰리기 때문이다. 이날 롯데전에서도 유희관은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승부구로 적극 사용했지만, 가운데 또는 높은 코스로 몰리면서 결정적인 안타를 허용했다.

1회말 5안타 가운데 3안타가 체인지업을 공략당한 것이고, 나머지 2개도 직구가 높은 코스로 들어간 것이었다. 이런 식이라면 남은 시즌서 2승을 보태 5년 연속 10승에 도달할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

김태형 감독도 유희관의 부진에 대해 제구력 불안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좌우 코너를 이용해야 하는데 공이 몰린다"고 했다. 또 하나는 상대가 이제는 유희관의 패턴을 간판했다는 점. 김 감독은 "이제는 유희관이 어떤 투수인지 다 안다. 뻔하지 않은가. 제구도 안되는 상황에서 어떤 공을 어느 코스로 던지는지 나와 있기 때문에 맞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실 유희관은 원래 피안타가 많은 투수다. 지난해에도 15승을 거두는 동안 212안타를 허용했고, 피안타율은 2할9푼4리였다. 2013~2016년까지 4시즌 동안 피안타율은 2할7푼9리다. 헌데 올시즌 피안타율은 이날 롯데전까지 3할1푼4리(583타수 183피안타)나 된다. 절대적으로 피안타가 많다는 게 문제다. 제구력 불안이 원인으로 지적되는 이유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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