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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던 두산 베어스전은 장현식에게도, 김경문 감독에게도 결코 잊지 못할 경기가 됐다.
김경문 감독은 "NC가 잃은 것만 있었던 경기는 아니다. 비록 승리는 못했지만, 내 개인적으로도 승리 이상의 기쁨을 느꼈던 경기"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감독으로 1600경기 이상을 해왔는데, 그날 경기가 NC에게 참 의미있는 장면이 나왔던 것 같다"는 극찬을 곁들였다.
그만큼 장현식의 투구는 값어치가 컸다. 장현식은 지난해부터 5선발 경쟁의 일원이었다가, 경쟁에서 밀려나 불펜으로 갔다가, 또 팀 사정상 선발에 구멍이 나면 채우는 역할의 투수였다. 올해에도 시범경기 최종 오디션에서 선발 경쟁에 밀려 불펜에서 개막을 맞았다. 이후 선발진 이탈 인원이 생겨 다시 보직이 전환됐다. 물론 냉정히 말해 한번 등판했을 때 4~5실점 정도 내주는, 안정감이 떨어지는 선발 투수였다.
장현식이 '패배가 분해서' 흘린 눈물도 기특하게 봤다.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이 아까운 경기를 지고 나면 눈물을 흘릴 줄도 알아야 한다.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선수는 우리팀의 미래가 될 것이고, '에이스'가 될 재목이다. 그날 경기가 끝나고 '야! NC가 드디어 정통파 국내 선발을 얻었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NC는 이재학을 제외하면, 창단 이후 확실하게 성장한 국내 선발이 없다. 가능성 있는 자원은 많아도 잠재력을 확실히 펼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장현식의 역투 그리고 눈물 속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NC는 새로운 미래를 봤다.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